본문 바로가기

지열

(11)
귀촌일기- 땀과 흙 나흘째 감자를 캔다. 뒤늦게 잡초를 욱여가며 캐는 감자라 알감자 씨알이 제대로 들었을 가, 고자리 등쌀에 남기나 했을까, 이웃들의 궁금증 어린 눈길이 심상치 않다. 우리네 먹을 만큼야 들었다. 감자도 감자려니와 감자를 캐면서 오랜만에 흙냄새를 맡는다. 요사이 읽고 있는 <흙>...
귀촌일기- 서울 손님과 잡초의 상관관계 한 숨 돌려 땀을 개며 쉰다. 아랫밭에 토란을 심은 다음 곧장 올라와 마당에 잡초, 풀을 깎았다. 한다 한다 하면서도 이 일 저 일에 훗전으로 밀려온 일이다. 내가 서둘러 마당에 풀을 깎을 땐 누군가 손님이 온다는 신호다. 깎는 김에 우궂하게 가지가 늘어질대로 늘어져 일년 가야 눈길 ..
귀촌일기- 뻐꾸기가 터불이하더니 비가 온다 온세상이 늘어질대로 늘어졌다. 눅눅한 햇살이 지열을 잦아올린다. 숨이 턱 막혔다. 바람 한점 없다. 움직이면 땀이 난다. 곧 삼복이다. 뻐꾸기가 숨가쁘다. 그렇게 찌더니 비가 오네.
귀촌일기- 농부의 여름 보내기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는 횟수가 늘어나고 수돗간에서 물을 끼어얹는 것도 하루에 세 번이나 되면 한여름이다. 장마전선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요즈음에는 내려쬐는 햇살도 햇살이거니와 땅에서 솟아오르는 지열이 턱턱 숨을 막는다. 움직이면 땀이다. 11시부터 세 시까지는 괭이를 놓고 ..
귀촌일기- '감자 캐줄 사람 누구 없소?' 비가 오긴 올 모양이다. 장마전선이 저 밑에 있다던데, 바람 한 점 없이 잔뜩 웅크린 하늘을 보니 생각보다 빨리 올라오나 보다. 햇감자 맛보기로 캐다 만 감자가 두 이랑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당장 오늘 할 일이다. 장마 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마른 감자 줄기 잘라내고 멀칭비닐 걷어..
귀촌일기- 반려에 동행이라는 두 글자 오늘 땅콩을 심었다. 까서 사나흘 물에 불려놓았던 거라 새하얀 땅콩 촉이 아른아른 보일똥말똥 한다. 햇살에 지열이 올라 흙이 뜨끈뜨끈하다. 금방 싹이 틀게다. 시선 집중. 24시간 나를 지키는 녀석이 있다. 잠시 서재에 들렀는데 바깥에서 끈기있게 기다린다. 반려라는 이름에 동행이라..
귀촌일기- 감자 싹 올라오다 이제나 저제나 하며 지나다 들여다보고 일부러 감자 밭둑을 찾아가서 들여다 보기를 벌써 열흘이 넘었는데 드디어 오늘 감자 싹이 보였다. 지난달 3월 9일에 감자를 심었으므로 사흘이 모자라는 한 달만에 싹이 났다. 얼른 손가락을 찔러 비닐을 터주었다. 지열이 터져나온다. 재빨리 터..
귀촌일기- 귀촌 보너스, 이 맛 아세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너구리 태풍의 여파다. 햇살이 따갑게 쪼이다가 돌변하여 먹구름에 금방 한바탕 소낙비가 쏟아지다 방싯 해가 난다. 이런 날을 가리켜 일찌기 시어매의 변덕이요, 심술쟁이 시누 같다고들 했겠다. 동밭으로 들깨 모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