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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늙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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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뚝! 자주양파 심었다 어젠 유공비닐 구멍을 손가락으로 찔러가며 양파를 심었는데 오늘은 철제 파이프를 찍어눌러 구멍을 낸 다음에 그 사이로 양파모종을 심었다. 밤사이에 흙이 굳어진 것이다. 본래 황토질인데다 요즘 잦은 비에 트랙터로 밭갈이를 할 때 이미 흙이 떡져 있었다. 덤뿍 퇴비거름을 넣어가며 깨부수느라 애를 먹었다. 하룻새 복장이 달라졌다. 보이는대로 주섬주섬 껴입었다. 어제까지 15도이던 아침 기온이 어제보다 5도로 곤두박질 쳤다. 바람까지 강풍이다. 첫추위는 더 춥다. 어제 이어 오늘로 자주양파 모종 700여 개를 심은 셈이다. 200구 짜리 연결포트 두 판을 샀는데 모종아줌마가 반 판을 덤으로 준데다, 한 구에 양파 모종이 두개 난 건 둘로 쪼개 심었기 때문이다. 중간의 큰 밭을 사이에 두고 동밭과 서밭 두군데 짜투..
귀촌일기- '보리누름에 중늙은이 얼어죽는다'는 말 이런 표현들이 나는 사랑스럽다. 요사이야 여간해서 듣기 힘들지마는 옛어른들로부터 쉬 듣던 말이다. 덥다가 춥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하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다. 비가 왔다 바람 불었다가 햇살이 들었다 날씨가 고르지 않다. 게다가 이맘때면 정짓간에 부지깽이도 벌떡 ..
귀촌일기- 두부 만드는 날, 경로당 가는 날 건너마을 동네인데도 오가며 요즘 부쩍 형이니 아우니 하는 소리가 잦더니 오늘은 두부 만들기에 뭉쳤다. 영빈네,재성네,미경 엄마와 함께 가재풍 씨집에서 두부 만들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며칠 전에 들었는데 여러 정황으로 보아 집사람이 바람을 잡은 게 분명하다. 두부 만드는 일이야 농한기 한갓질 때 흔히 해먹는다. 부녀자들 입장에서는 그 일이 하도 번거로워 선뜻 두팔 걷고 나서기 엄두가 안난다. 한나절 내 맷돌에 갈고 불 때서 연기 피우다 보면 동네방네 소문 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한 일은, 아침 아홉시에 영빈네 집에 가서 밤새 불려둔 콩을 가져다 읍내 방앗간에서 갈아오는 일이었다. 영빈네,재성네는 콩을 각각 3키로 씩 내고 가 씨네 집은 두부 만드는 도구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데다 땔감을 조달하..
귀촌일기- 첫얼음 언 날의 농가월령가 오늘 첫 얼음이 얼었다. 호박꽃은 아직도 핀다. 밭일도 설거지가 있다. 지난 여름날 한 때 오이,애호박을 잘 따먹었던 곳을 오늘 정리했다. 지지대를 뽑아내는 등 큰추위가 오기 전에 정리를 해야겠다 하면서도 잡초 덤불이 하도 우거져 한번 마음 먹고 덤벼들기가 쉽지않았다. 그러나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