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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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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김치>의 맛...귀촌의 맛 란 얼렁뚝딱 해서 먹는 김치다. 나물과 김치 중간 쯤인데 끓는 물에 데쳐서 만드는 속성 김치로 주부의 지혜다. 밭에서 무나 배추를 솎을 때 생기는 어린 채소를 버리기가 아깝다. 도회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귀촌의 맛이자 멋.
올해 농사계획(5) 채마밭 한 평 만들기 기껏 나이 70에, 한 평 남짓 밭 한뙤기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새삼 알았다. 본채와 서재 건물 사이 뒤안에 있는 조그만 공터는 귀촌 초기 야심차게 설치해 만든 골프 연습장이었다. 그동안 운동은 뒷전, 방치해두었더니 철골조는 녹이 슬고 둘러쳐 있던 실망은 삭아 없어졌다. 바닥은 ..
귀촌일기- 귀촌 주부의 하루를 엿보다 남정네만 땀 흘리는 게 아니다. 귀촌 주부도 만만치않다는 걸 오늘 새삼 알았다. 오늘은 할매급 할매들 콩국수 대접하는 날. 우리집 안에서만 통용하는 용어이지만, '아주머니급 할매'보다 '할매급 할매'는 원로급 할매를 말한다. 가끔 한창 더울 때 이맘 때 쯤이면 콩국수 날을 잡는다. 고..
칸트의 시간- 때론 일탈이 아름답다 거실의 반그늘이 책 읽기에 그저그만이다. 햇살 바른 창가에 바짝 다가앉아도 눈이 부시지않는건 또 다른 뽁뽁이 효과다. '평생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로 유명한 칸트도 루소의 <에밀>을 읽을 때는 산보할 시간을 놓쳤다. 칸트가 산보하는 걸 보고서 늘 저녁식사 준비를 시작하던 주부..
귀촌일기- 비 오는 날은 여자들이 바쁜 날 여러날 째 내리는 비에 부추가 몰라보게 자랐다. 소담스럽고 오동통하다. 부추는 본래 물을 좋아한다. 잠시 날이 갠 틈에 부추밭의 부추를 모두 잘랐다. 때 맞춰 잘라주어야한다. 그 자리에 퇴비를 듬뿍 얹어주면 거름기를 받아 곧장 자란다. 다년생 채소이므로 부추재배는 어렵지않다. ..
김장 이야기 이젠 매주쑤기가 남았다. 그러고보니 동치미도 담그야 하네. 주부는 바쁘다.
입동 같지않은 입동 집 뒤 당섬이 보이지않는다. 오늘도 짙은 안개로 새벽을 연다. 일곱 시. 도내나루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안개의 끝에 일손들이 생강밭에 모여 바쁘다. 마을 아낙네들이 생강을 캔다. 버갯속 영감댁 생강밭이 넓다. 하루 전에 미리 물을 뿌려둔 생강밭을 트랙터가 들어가 생강 포기..
못자리 일손돕기 버갯속영감님 댁 못자리 만드는 날이다. 장대비에 바람까지 불어 비닐 하우스 안으로 작업장을 만들었다. 아닌게 아니라 기상 관측사상 4월 기온으론 최저란다. 열흘 전에는 연 사흘 영하로 떨어졌다. 기상이변이다. 봄으로 오는 길목에 잦은 눈,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 농작물의 냉해가 이만저만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