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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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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하는 일 사래가 긴 밭. 비닐 멀칭 이랑을 건너는 건널목을 군데군데 만들었다. 매화가 만발했다. 아직도 남아있는 매실나무 도장지는 애물단지다. 시간나는 대로 잘라주었다. 씨앗 뿌려 작물을 심고 거두는 일 만 농사가 아니다. 농부의 하루...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고 발에 걸리는 모두가 농부의 일이다. 날이 풀리면서 슬슬 바빠진다. 농번기.
봄맞이 7백 평 남짓 땅도 거두기 나름. 해야 할 일이 많다. 서서히 농사철이 돌아오고 있다. 보름쯤 뒤면 감자를 심어야 한다. 팔봉면 대황리 박 이장에게 설날 안부 겸 전화를 걸어 씨감자 '수미' 종 한 상자를 부탁했다. 비가 온다더니 비는 아니오고 오후에 들자 날이 확풀렸기에 밭에 내려가 그동안 시간이 나는대로 쉬엄쉬엄 해온 전정, 매실나무를 다듬었다.
매실나무 가지치기는 언제? 새벽 안개가 짙다. 물안개가 벗겨지면 이런날일수록 따뜻하다. 야콘을 캐다보니 옆에 매실나무들이 가지치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전정가위를 들어보았으나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다. 매실나무 전정은 지금부터 내년 이른 봄까지 시간이 나는대로 천천히 하면 된다. 작년 가을에 큰 가지들을 화끈하게 잘라버렸기에 올해 웃자란 가지들로 매실나무의 모양새가 어수선해졌다. 과수원 주인은 자기 나무 전정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수형을 잡아가며 내향지, 도장지, 교차지, 경쟁지를 모질게 잘라주면 결과지에서 튼실한 매실이 절로 열리는 법.
귀촌일기- 사과나무 전정...올해 얼마나 딸까? 축대아래 밭둑의 모서리 구석지기에 있는 사과나무를 오늘 가지치기를 했다. 이 사과나무는 지난해 가을 정원사가 나흘동안 일괄 미화작업을 할 때 빠뜨리고 가면서 농담반 진담반, 봄이 되면 나더러 전정을 해보라며 숙제처럼 달랑 하나 남겨두고 갔었다. 전정도 기술. 톱과 전정가위를..
귀촌일기- 모과나무의 봄날 에쎄이 모과나무 새싹에 오늘따라 내가 왜 이토록 반가워하는 가... 지난 가을에 귀촌 이후 처음으로 내나름 제법 목돈을 들여 닷새동안 대대적인 미화작업을 했었다. 그다지 값나가는 정원수랄 거야 없지만 귀촌 이후 10 여년동안 어수선하게 자라던 집 주위의 나무들이 전문 정원사의 손을 거..
귀촌일기- 나흘 일정으로 미화작업 (첫쨋날) 나흘 일정으로 정원수를 전정하고, 울타리를 정비하고, 매실나무 가지치기를 한다. 비닐하우스를 다시 씌운다. 오늘이 그 첫날. 작업자는 모두 네 사람. 나무와 풀 속에 모기가 많다며 스프레이부터 뿌리고 작업에 돌입하는군요.
귀촌일기- 구아바 전정은 화끈하게... 10여년 전, 구아바 화분을 사올 때 천수만 농원의 사장님 말씀이 귀에 살아있다. "구아바 전정은 잔인할 정도로 해줘야 합니다." 구아바 잎은 따 말려서 구아바차를 만든다. 구아바 전정을 했다. 긴 가지들이 얼기설기 늘어져 어수선하던 구아바 나무가 깎아놓은 밤톨처럼 깔끔 단정해졌다..
귀촌일기- 아차사고, 세월의 헛발질인 가 15톤 덤프차로 백여 대의 흙을 갖다붓고 6십여 대의 돌로 축대를 쌓아 집터를 고르고 집을 지었다. 12년 전이다. 길가에다 사방이 툭 트인 위치이므로 집 둘레에 나무를 심는 일이 급선무였다. 나무를 가리지 않고 생기는 족족, 보이는 족족 구해다, 얻어다 심었다. 8년이 지나면서부터 울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