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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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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러진 대추나무 단오날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가 영험이 있었나? 대추가 많이도 열었다. 소강상태를 보이던 장맛비가 밤새 내렸다. 제 무게에 뿌러졌다. 대추나무 방망이... 모질고 단단하기로 한몫 하는 대추나무도 어쩔 수 없이 버겁다. 작물이 절로 숨 고르기를 하는 건 자연 현상이다.
장맛비는 내리고... 장마통에는 아예 건조기에 돌려 잘 말려야 한다며... 집사람이 빨래를 하는 동안 기다리며 읍내 어느 도심공원의 벤치에 앉아 더위를 식혔다. 어제는 이랬는데... ... 오늘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나, 창대 같은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장맛비와 장맛비 사이 장맛비가 그쳤다. 활짝 갰다. 강풍에 쓰러진 작물들을 일으켜 세웠다. 지열이 올라온다. 게릴라 비가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장마가 일단 소강 상태다.
장맛비, 제대로 내리는구나! 사나흘 전에 한차례 비가 내렸다. 이제부터 장마라고들 했다. 남쪽으로 내려갔다던 장마전선이 다시 올라왔는가. 강풍주의보가 따라왔다. 무슨 장마가 비보다 바람인가? 바람소리가 혼을 뺀다. 어쩌다 한줄기 비가 지나간다. 집중호우다. 기와 지붕의 골을 타고 갑자기 불어난 빗물에 처마 물받침이 넘쳐 차양 위로 바로 쏟아진다. 몇 년 만에 보는 광경이다. 그동안 가뭄 탓에 시원하긴 하다.
<뱁새통신 3> 폭우에 뱁새 둥지는 안녕한가? 둥지를 지키며 알 다섯 개를 지극정성으로 품고 있었다. 지난 밤에는 장맛비가 강풍을 동반해 태풍처럼 몰아쳤다. 비바람에도 둥지는 온전했다. 오늘은 내가 다가가도 놀라지 않았고 날아가지도 않았다. 서로 얼굴을 익혔다는 의미일까.
장맛비...반갑다 비가 온다고는 했다. 바람이 쎄다. 남쪽에서 먹구름이 몰려온다. 드디어 단비가 내리려나 보다.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바람으로 바뀌었다. 창밖에 빗발이 요란하다. 장마 비라 했겠다. 제법 비가 올 모양새다. 홈통을 타고 내리는 비 소리가 좋아 침실 겹창 문 하나는 열어 두고 잤다. 오랜만에 듣는 빗소리. 설핏설핏 잠결에도 들린다.
요란했던 장맛비 첫 장맛비 치곤 요란했다. 호우에 비바람까지 동반했다. 예고가 있었던터라 단도리를 한답시고 했으나 넘어져 쓰러지는 건 쓰러지고 뿌러지는 건 뿌러졌다. 캐두고서 미처 거두어 들이지 못했던 감자가 밭에 그대로 있었다. 하얀 감자가 하룻밤 비바람에 씻기고나니 더 뽀예졌다. 그 새 알토마토와 대추 토마토가 발갛게 익어간다. 덜익은 파프리카가 제 무게를 못이겨 몇 알 굴러 떨어졌다. 떨어지는 녀석이 있어야 익어가는 놈도 있다. 첫 장맛비에 뒷북. 아무런 일이 없었 것처럼 지줏대를 다시 세우고 묶어주었다. 햇살을 받아 지열이 올라온다. 땀 난다. 바야흐로 곧 삼복이다.
귀촌일기- 오늘도 걷는다마는... 하루에 만보가 목표다. 걷는 코스가 몇 갈래 정해져 있기에 만보계 없이도 대충 알지만 굳이 허리춤에 만보계를 차는 건 목표관리 정신의 발로이다. 1만 2,3천 보를 걷던 것이 요즘 3,4천 보를 오락가락한다. 장맛비 때문이다. 하나 더 핑계를 대자면 운동화 아닌 장화가 걷기에 불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