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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1662)
서릿발 시금치와 서릿발. 굳세게 시금치는 자란다. 봄동 시금치라는 이름으로.
자연의 힘 돌풍에 번개를 동반했다. 사흘동안 내린 비의 강수량은 140 미리였다. 채마밭에 채소에게는 보약이었다. 며칠 새 훌쩍 자랐다. 물 백 번 주는 것보다 흠뻑 비 한 번 내리는 게 낫다. 배추벌레도 나타났다. 비바람을 뚫고 나비가 어떻게 날아왔을까... 불가사의한 자연의 힘이다. 강풍에 대봉감과 대추가 속절없이 떨어졌다. 이 또한 자연 현상이다.
사마귀, 螳螂車轍 정치판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회는 이념에 매몰된 수준 이하의 코미디. 어느 정당은 함량미달의 범죄집단 같은 정치꾼들이 기만과 술수로 판을 친다. 정당 대표를 주장하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나? 앞뜰 논길 가운데 사마귀 한 마리. 쉬임없이 자동차 농기계 지나다니는 길에 위험하다. 가을이 익어가면 어차피 파랗던 사마귀도 꺼멓게 변해 사라질 게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다. '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는 말도 있다.
뿌러진 대추나무 단오날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가 영험이 있었나? 대추가 많이도 열었다. 소강상태를 보이던 장맛비가 밤새 내렸다. 제 무게에 뿌러졌다. 대추나무 방망이... 모질고 단단하기로 한몫 하는 대추나무도 어쩔 수 없이 버겁다. 작물이 절로 숨 고르기를 하는 건 자연 현상이다.
돼지감자를 보면서 자연을 읽는다 돼지꼬리를 먹으면 글씨를 잘 쓴다. 돼지꿈은 재수가 있다. 산모에 돼지 발.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똥 묻은 돼지 겨 묻은 돼지 나무란다. 그을린 돼지 달아맨 돼지 타령한다. 돼지우리에 주석 자물쇠. 돼지 값은 칠 푼, 나무 값은 서 돈. 돼지 멱 따는 소리. 모주 먹은 돼지청... ... 돼지라는 말이 붙으면 어딘가 친근감이 있다. 앞뜰을 걷다 보면 바닷가로 돌아가는 소롯길에 돼지감자가 무성하다. 가뭄 때는 보이지 않더니 장마통에 제멋대로 무섭게 자랐다. 몇 년 전, 어느 해인가 몇 포기 보이더니 해마다 번창해서 이젠 돼지감자 숲을 이루었다. 늦은 가을이 되면 어찌 알고 누군가 찾아와 돼지감자를 캐 가는 사람들이 있다.
옥수수... 자연과 공존하는 법 오랜만에 옥수수 밭에 내려가보았더니... 초토화 되었다. 장마통에 먹을 게 없었던지 날짐승들이 날아들어 아직 익지도 않은 옥수수를 파먹었다. 죄다 버릴 순 없어 몇 개를 따와서 잘라내고 밥할 때 밭솥에 넣어 쪘다. 고소한 맛은 덜하지만 부드러워 먹을만 했다. 자연과 공존도 가지가지.
직박구리와 고라니 우리 채마밭에 고라니떼가 지나갔다. 상치를 싹뚝싹뚝 잘라먹었다. 그것도 위에 부드러운 부분만 골라서. 마당에 감나무 세 그루. 아침마다 조회를 하듯 직박구리가 떼지어 날아온다. 먹다가 떨어뜨린 홍시가 맛있다. 고라니도 먹고 직박구리도 먹고... 사람도 먹고. 이게 자연이다.
마지막일까? 가을해가 갈길이 바쁘다. 내려다보면 앞뜰은 여섯시 반이면 벌써 햇살이 퍼진다. 먼저 마당에 풀을 깎았다. 딱히 서둘러 해야할 일이 없다싶으면 하는 일이다. 올해 마지막 풀깎이가 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