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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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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입춘방 붙이다
걸어서 동네 한바퀴 쌍섬이 보이는 어도 방조제를 지나 도내수로 방죽을 매일 걷다가 오늘은 안마을을 돌아보기로 한 건, 며칠 전 내가 써준 입춘첩이 다들 어떻게 붙어 있나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각양각색이다. 작년 입춘방이 아직 그대로인 집도 있었다. 마을 길을 돌다 보면 '추운데 차 한잔 하고 가슈!' 하는 인사도 듣는다. 문 반장네는 작년에 상량보를 내가 써준 적이 있다.
감태와 입춘방... 그래서 이웃사촌 봄이 오다가도 되돌아 갈 것 같은 입춘. 입춘 날씨가 왜 이래? 영하 10도다. 거실 창가에 앉아 입춘방을 썼다. 입춘첩을 쓴지 엊그제 같은데 한 해가 지난 것이다. 立春大吉 建陽多慶. 네 글자지만 해석은 마음먹기다. 저마다 좋은 뜻으로 새기면 되는 것. 집사람이 걷기운동겸 마실을 나가 다섯 집에 나눠주었다. 올해 문 반장네가 하나 늘었다. 개펄에 갯골이 시퍼래도 올해 감태는 올이 억센데다 흉작이란다. 농한기에 감태작업을 해서 짭잘하게 올렸던 수입은 일찌감치 기대를 접었고 자가소비로 먹을 것만 장만한다는 소문이다. 마실에서 돌아오는 집사람의 손에 감태가 들려있었다. 문 반장네 집에 들렀더니 오늘 처음 만든 감태를 맛이나 보라며 주더라는 것. 감태... 엄동설한의 계절 음식이다. 하마터면 그냥 지나갈 뻔했..
귀촌일기- 춘분, 수선화를 보니... 이른 봄, 겨울을 지나 맨땅에서 피는 꽃 치곤 수선화는 빨리 피는 꽃이다. 수선화꽃을 보면 버갯속영감님이 생각난다. 우리집 마당에 수선화는 버갯속영감님이 가져다주신 거다. 뒤란 수돗간 주변에서 초여름에 피는 난초도 마찬가지다. 배롱나무 백일홍, 대추나무, 소사나무, 대나무 분..
귀촌일기- 그럼 그렇지! 입춘 한파 올 겨울은 수십 년래 이상난동이었다고 다들 입을 모았다. 입춘인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햇살이 고왔다. 입춘방을 써놓고 입춘시 오후 6시 3분을 기다리며 느긋했다. 그러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입춘방을 붙이는 해 질 무렵엔 기온이 급전직하. 한파경보. -못다한 겨울이 있었나. 자연..
귀촌일기- 올해는 입춘방 다섯 벌을 쓰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옥향할머니네 한 집이 추가되어 올해는 다섯 벌을 썼다. 입춘시는 오후 6시 3분. 이왕이면 입춘시에 맞춰야 하므로 입춘방 배달은 마실 겸 집사람이 담당.
귀촌일기- 적막강산에 입춘방 순례 시인들은 다들 '적막강산'을 좋아하나보다. 적막강산을 예찬하는 시들이 더러 있다. ....산에 오면 산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 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천지에 자욱한 가랑비 내리니 아아 이 적막강산에 살고 싶어라. 백석의 <적막강산>이 그렇고 백석의 적막강산을 읽고 감동한 후..
귀촌일기- 2년만에 쓰는 '입춘대길,건양다경' 입춘방에 무슨 대단한 소망이야 있을가. 무념무상이다. 지난해는 입춘방을 쓰지못했다. 입원중이었기 때문이다. 한 해를 거르고 쓰니 마음이 새롭다. 이웃에도 나눠주며 입춘첩 쓰는 재미가 귀촌의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