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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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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본색 동쪽 솔밭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 게다가 바람 한 점 없다. 마당에 감나무 느티나무, 이파리 하나 까딱 않는 무풍지대. 장마전선이 멈칫하는 사이에 아침 눈부신 햇살은 찜통의 하루를 예약한다. 덥다고 손을 놓을 수 없는 일상이 농부다. 불볕더위 오뉴월에 그나마 시원한 아침에 맨 먼저 하는 일과는 예취기를 드는 일이다. 엔진소리 드높이며 오늘도 잡초를 깎았다. 가뭄 때는 쥐죽은 듯 땅에 엎드려 있었다. 몇차례 장맛비에 제 세상을 만났다. 애씨당초 제초제를 뿌리지 않는 이상 예취기가 약이다. 기세 등등한 잡초를 예취기 칼날이 단숨에 제압한다. 모난 놈이 정 맞는 꼴이다. 이런 부류들이 어디든 존재한다. 인간세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생존본능의 아사리판에 때로는 끈기의 상징으로 미화되기도 하나 가까이 하기엔 잡초..
짐승에 대하여 인간도 동물이다. 인간을 제외한 네 발에 발톱이 있고 털을 지닌 포유류 야생동물을 짐승이라 부른다. 짐승이란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살아있는 모든 것을 뜻하는 衆生에서 비롯되었다는 학설. 산짐승, 들짐승, 날짐승을 우리는 禽獸라고 한다. 배나무 근처가 어수선하다. 배 봉지가 널브러지고 잘 익어가는 배를 파먹다 말았다. 심술이 이만저만 고약한 게 아니다... 한편으로, 금수만도 못한 인간을 생각하면... 날짐승 몇 마리 날아와 쬐끔 해코지 했기로서니... ...
귀촌일기- "3월 첫주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합시다" 수선화 꽃봉오리 오늘 아침 유튜브를 통해, 대한의사협회장의 정부의 보건 당국을 향한 제언과 대국민 호소를 들었다. "3월 첫주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합시다." 날로 확산되고 있는 우환바이러스. 모든 걸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사회적 거리'란 얼마일까. 360 센티다. 인간은..
귀촌일기- 그럼 그렇지! 입춘 한파 올 겨울은 수십 년래 이상난동이었다고 다들 입을 모았다. 입춘인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햇살이 고왔다. 입춘방을 써놓고 입춘시 오후 6시 3분을 기다리며 느긋했다. 그러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입춘방을 붙이는 해 질 무렵엔 기온이 급전직하. 한파경보. -못다한 겨울이 있었나. 자연..
귀촌일기- 다시 읽는 <상록수> 안면도 밧개해변 모래밭에서 만난 해당화. 이미 피었던 꽃들은 노란 씨앗이 맺은 걸로 보아 아마도 마지막 꽃일게다. 해당화를 보면 심훈의 <상록수>가 따라다닌다.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해당화. 주인공 동혁과 영신의 만남, 해당화가 만발했다. 그 장면이 뇌리에 남아 남북통일..
귀촌일기- 트랙터 꽁무니에 백로 줄줄이 백로들이. 겁이 많은 백로가 쓰레질하는 트랙터 꽁무니를 왜 바짝 따라다닐까? 먹을 게 나오기 때문이다. 이맘 때만 볼 수 있는 우리 농촌의 서정.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인간과 자연은 하나라는 걸 새삼 생각하게 한다.
귀촌일기- 인간의 간사스러움에 대하여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허우적대며 덥다 덥다 할 때가 엇그젠데 확 달라졌다. 새벽 산봇길의 선들바람에 뭔가 옷가지 하날 껴입어야 했다. 9월. 8월달 달력 한 장을 떼낸 차이다. 도내수로 가는 길. 나락은 익어가고.
귀촌일기- 도내수로에서 생긴 일...물오리의 모성애 물오리 부부가 반대 편 멀찌감치서 왔다갔다 하는 행동은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한 오리 나름의 기만전술이었다. - - - 오리 어미가 갓태어난 에닐곱 마리 새끼들과 놀다가 갑자기 나타난 침입자(나)를 보자 , 새끼들을 긴급히 대피시키고 어미는 반대방향으로 전속력으로 달려나가며 침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