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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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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그리고 '아내와 나 사이' 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꼭 10년 전이다. 2012년 7월 12일. 태안 읍내 출입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평리에서 만났던 그림. 노부부가 걸..
달맞이꽃... 달맞이고개의 추억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가자면 달맞이 고개를 넘어야 했다. 그때만 해도 구불구불 고갯길이 더없이 운치가 있었다. 동해 바다가 탁 트이고 고갯마루 바로 아래 청사포는 포구 이름마저 정겨워 부산나들이에서 빠지지 않는 명소였다. 최근 가본 게 15년 전이다. 울산으로 가는 8차선 동해 고속도로에다 터널까지 뻥 뚫여 횅한 주변의 경색에 옛 정취만 생각하고 애써 찾아갔던 나를 저으기 실망시켰다. 그 달맞이 고개. '달맞이꽃' 하면 달맞이고개가 먼저 떠오른다. 달맞이꽃이 충청도 서해 어느 갯가 한촌, 여기, 논뚝 길에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올해도... 모레가 보름인데 이 장마통에 달이 뜰까.
귀촌일기- 달맞이꽃 꼬불꼬불. 부산 해운대에서 울산 기장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었다. 길고도 험했던,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소리 마저 드높았던 그 고갯길을 다들 달맞이 고개라 불렀다. - - - 달맞이꽃이 한창이다. 지금. 내가 있는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