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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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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길목(1) 옥수수 농사결산
단비 내리는 8월 초하루 8월 초하루. 비가 내린다. 밭에 내려가 물 주는 수고는 덜었다. 비 온다기에 서둘러 심은 배추 상치 모종들을 생각하면 내마음에 꼭 든다. 기다리던 단비. 이런 날,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처마밑에 앉아서. 빗소리 들으며...
옥수수 농사 결산서는 아직... 날짐승들이 날아들기 시작하면 옥수수를 수확할 때다. 파먹기 시작했다. 옥수수가 익었다는 걸 용하게 안다. 한번 다녀가면 타협이 없다. 익는 족족 요절을 내버리는 통에 남아나는 게 없다. 다수확 종자 개발이나 재배 지역별 개량종 옥수수 등 품종이 다양해 크기나 맛이 천차만별인데다 추수 시기가 모두 다르다. 작년은 만생종이었는데 올해는 조생종이다. 올해 것이 더 맛있다. 옥수수 밭은 두 군데다. 오늘 딴 옥수수는 낟알이 옥을 닮았다해서 옥미, 옥촉려라는 흰색 찰옥수수다. 얼룩이 옥수수를 거두어 들이는 며칠 뒤에야 올해 강냉이 농사 결산서가 나올 것.
밥솥에 찰옥수수
요란했던 장맛비 첫 장맛비 치곤 요란했다. 호우에 비바람까지 동반했다. 예고가 있었던터라 단도리를 한답시고 했으나 넘어져 쓰러지는 건 쓰러지고 뿌러지는 건 뿌러졌다. 캐두고서 미처 거두어 들이지 못했던 감자가 밭에 그대로 있었다. 하얀 감자가 하룻밤 비바람에 씻기고나니 더 뽀예졌다. 그 새 알토마토와 대추 토마토가 발갛게 익어간다. 덜익은 파프리카가 제 무게를 못이겨 몇 알 굴러 떨어졌다. 떨어지는 녀석이 있어야 익어가는 놈도 있다. 첫 장맛비에 뒷북. 아무런 일이 없었 것처럼 지줏대를 다시 세우고 묶어주었다. 햇살을 받아 지열이 올라온다. 땀 난다. 바야흐로 곧 삼복이다.
옥수수 웃거름 주기
강냉이, 옥수수 모종 심었다 4월 5일 뿌린 옥수수 종자가 모종으로 이렇게 자랐다. 모종으로 좀 더 키울까 하다가 뜨끈하게 퍼지는 지열에서 땅냄새를 빨리 맡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 같아 서둘러 밭에 내다 심기로 했다. 모종심기로는 올 첫 작업이다. 올해 강냉이는 세 종류. 모종 갯수로는 140 개다. 뙤약볕보다 흐릿한 날씨가 모종심기로는 안성마춤. 갸날퍼보이는 이 녀석들이 한여름을 지나며 무럭무럭 자라 제 구실을 할 날이 올 것이다.
사흘 꼬빡 걸렸다, 모종 만들기 야콘 130개, 토란 70개, 까만땅콩 100개, 빨강땅콩 120개, 흰땅콩 95개, 해바라기 100개. 사흘동안 만든 모종 갯수다. 싹이 트는 걸 봐가며 앞으로도 얼마간 계속 만들 것이다. 밭에 직파해도 되지만 모종을 만들어 심는 편이 미덥다. 파릇파릇 빠끔빠끔... 지금부터 시차를 두고 갓 돋아나는 새싹,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종을 보는 건 농사의 또다른 기쁨. 농부는 이 맛이다. 야콘 토란 까만땅콩 빨강땅콩, 흰땅콩 옥수수 해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