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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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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캐기 셋째날 야콘을 캐는데 닷새는 걸릴 것 같다. 두 군데 나누어 심었는데 안쪽 네 줄을 사흘동안 캤고 바깥쪽 가장자리에 두 줄이 아직 남았다. 캔 야콘도 야콘이지만 미리미리 뇌두 관리도 해야 한다. 뇌두는 내년 야콘 모종의 종자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모처럼 햇살이 좋았다.
야콘캐기 둘쨋날
야콘 캘 일이 남았다...싸락눈이 그동안 누릿누릿하게 야콘 이파리가 마르기를 기다렸다. 오늘 맛보기로 한 포기를 캐 보았다. 야콘 씨알이 굵직하다. 흐릿하던 하늘에서 갑자기 우박같은 싸락눈이 쏟아진다. 내일부터 한 사흘 야콘 캐기를 해얄듯. 올해 농사 마지막 추수다.
앞뜰, 야콘 밭 너머로 보다 저물어가는 가을이 보인다. 벼 추수 콤바인 엔진 돌아가는 소리로 며칠 왁짜하던 앞뜰은 다시 조용해졌다. 잠깐 사이에 가을걷이가 끝났다. 우리밭에 야콘은 이파리가 아직 싱싱하다. 첫서리가 내리고 누릿누릿해져야 땅밑에 야콘을 캔다. 토란도 비대기를 거치며 한창 여물어 간다.
사흘 꼬빡 걸렸다, 모종 만들기 야콘 130개, 토란 70개, 까만땅콩 100개, 빨강땅콩 120개, 흰땅콩 95개, 해바라기 100개. 사흘동안 만든 모종 갯수다. 싹이 트는 걸 봐가며 앞으로도 얼마간 계속 만들 것이다. 밭에 직파해도 되지만 모종을 만들어 심는 편이 미덥다. 파릇파릇 빠끔빠끔... 지금부터 시차를 두고 갓 돋아나는 새싹,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종을 보는 건 농사의 또다른 기쁨. 농부는 이 맛이다. 야콘 토란 까만땅콩 빨강땅콩, 흰땅콩 옥수수 해바라기
야콘,캐는데 일주일 걸렸다(2)... 야콘뇌두 모든 농사가 그러하듯 야콘 농사의 마무리도 뇌두 관리다. 야콘대 뿌리 머리에 붙어있는 빨간 씨눈, 뇌두를 잘라두는 일. 내년 봄에 야콘 모종을 만들기 위해 겨울에 얼지않도록 간수해야 한다. 하룻밤 된서리에 자칫 고랑에 방치하면 새싹이 될 여린 뇌두는 언다. 튼실한 놈들만 골라 재빨리 수거했다. 내일 큰 비가 내린단다. 늦가을에 오는 비는 반드시 추위가 따라 온다. 한 달 전에 추수한 토란에서 씨토란이 비닐 하우스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알토란을 가려낸 새끼 토란은 내년 봄엔 종자용 씨토란이 된다. 야콘 뇌두와 씨토란. '굶어죽어도 씨오쟁이는 베고 잔다'는 씨오쟁이 관리는 예나 지금이나 농부의 제일 덕목.
농부는 몇시에 출근하나? 농부의 일상이야 뻔하다. 푯대나는 일은 없어도 할 일은 많다. 발걸음 떼는 곳, 눈이 가는 곳은 모두 일이다. 일감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오늘 들깨 대를 하우스안에 풀어헤쳐 말렸다. 며칠 전에 다라이에다 베다놓구서 자리를 펴고 헤쳐놓질 못했다. 야콘을 캐다 옆 이랑에 자란 들깨가 보이기에 서둘러 베어놓았던 것. 그냥 내 몰라라 버리면 그만, 그러나 어느 봄날 애써 심어 한동안 들깻잎을 열심히 따먹기도 했었던 들깨가 이젠 익어 들깨 알이 우두둑 떨어진다. 고소한 들깨 향이 코끝에 스친다.
귀촌 아낙네의 하루 오늘은 봄 가을 두 번 하는 마을부녀회 재활용품 분리수거의 날, 돌아오는 길에 바다 갯벌에서 막 돌아오는 옥향할머니로 부터 낙지 두 마리를 받았다. 인근 우체국에 가서 친구에게 택배 보내기, 대문간에 들어서자 감나무에서 단감따기, 야콘 밭에서 캐둔 야콘 거두기... 그리고 돌아오는 삼시세끼 밥 때... '오늘 하루가 언제 갔는지 모르겠다'는 말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