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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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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멸치액젓 만들기(둘쨋날) 겨울의 문턱 소설이 코 앞인데 노천에서 역풍으로 부는 장작불 연기에 눈물을 흘려가며 만드는 멸치액젓. 끓이고 퍼내고 한편 거르고 불 때고. 힘들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그래도 해볼 만한 일이었다. 귀촌 13년에 부부가 이렇게 열심히 하나의 과제에 일사불란하게 매진해본 일이 일..
귀촌일기- 두부 만드는 날, 경로당 가는 날 건너마을 동네인데도 오가며 요즘 부쩍 형이니 아우니 하는 소리가 잦더니 오늘은 두부 만들기에 뭉쳤다. 영빈네,재성네,미경 엄마와 함께 가재풍 씨집에서 두부 만들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며칠 전에 들었는데 여러 정황으로 보아 집사람이 바람을 잡은 게 분명하다. 두부 만드는 일이야 농한기 한갓질 때 흔히 해먹는다. 부녀자들 입장에서는 그 일이 하도 번거로워 선뜻 두팔 걷고 나서기 엄두가 안난다. 한나절 내 맷돌에 갈고 불 때서 연기 피우다 보면 동네방네 소문 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한 일은, 아침 아홉시에 영빈네 집에 가서 밤새 불려둔 콩을 가져다 읍내 방앗간에서 갈아오는 일이었다. 영빈네,재성네는 콩을 각각 3키로 씩 내고 가 씨네 집은 두부 만드는 도구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데다 땔감을 조달하..
귀촌일기- 콩대,콩깍지. 아, 옛날이여! 산불이 아니다. 쥐불놀이도 아니예요. 집집마다 콩타작이 끝났다. 가을 추수에서 콩타작이 가장 늦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로 콩타작은 마무리된다. 콩깍지와 콩대를 태운다. 첫추위 온돌 아궁이에 단골 땔감이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는 모양을 보면서 조선며느리들은 눈물 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