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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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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농사의 맛 씨감자 한 상자를 심어 30 상자를 생산한다고 하나 이건 프로 전문 농부의 영역. 올해 20 키로 수미종 씨감자 한 상자를 심었는데 달포가 지났다. 한창 자랄 때다. 하지 무렵에 캔다. 두어 달 남았다. 얼마나 나올지 해마다 이맘 때면 늘 궁금하다.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도 우리집 감자밭을 보고선 감자농사가 잘 되었다고 다들 칭찬을 하기에 올해따라 기대가 크다. 이 맛에 농사를 짓는다.
다시 감자밭으로 돌아오다 씨감자를 심은지 40일이다. 돋아나는 감자 순을 비닐멀칭을 잘라 꺼낸 다음 복토를 해주는 작업을 수시로 해왔는데 오늘 완료했다. 봄 햇살이 따갑다. 덥다. 감자 농사는 우수 경칩에 심고 하지 무렵에 수확하는 100일 농사다. 이제야 절반, 반환점을 도는 셈. 엊그제 내린 비에 부쩍 자랐다. 이제부터 하루가 다를 것이다.
농부의 하루 심다 몇톨 남은 씨감자를 마무리로 마저 심었다. 마침 눈에 보이기에 대파밭에 잡초도 잠시 매주었다. 오늘부터 달려들어 본격적으로 해야 할 일은 검정비닐 멀칭작업이다. 달포 뒤 심을 모종의 작물에 대비해서 밭 이랑을 비닐로 덮어두는 것이다. 사래가 길어 허리를 꾸부렸다 폈다를 반복해야 한다. 비닐 롤을 굴려가며 군데군데 삽으로 두둑 언저리의 흙을 파서 비닐 가장자리를 눌러주고 바람에 펄럭이지 않도록 흙더미를 올려주었다. 오후에 읍내를 다녀오느라 오늘은 한 이랑의 절반으로 끝났다. 비닐 피복작업을 모두 끝내려면 대엿새는 잡아야 할듯. 어쨌거나 부지런한 사람 일하기 딱 좋은 계절.
감자 심기, 첫날 엊그제 내린 비는 나에겐 참 못마땅한 비였다. 감자 심는데 차질을 주었다. 밭갈이를 하자마자 씨감자를 놓아야하는데 예상 외로 많이 내린 비로 밭고랑에 물이 고이고 온통 진흙밭 진창이 되었다. 이틀동안 햇볕에 밭이 마르기를 기다려 이제나 하며 오늘은 씨감자 바케쓰 통을 들고 발을 들이다보았더니 아직 덜말랐다. 장화가 빠진다. 삽에 찰흙이 엉겨붙는다. 지나가던 동네 할머니도 "이따 해유. 힘들어유..." 하며 말린다. 건너편 산비탈에서 나무 베기 작업을 하던 어촌계 김 계장도 찾아와 하루이틀 더 기다렸다 하라고 거든다. 도리없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퇴각.
빗속을 걸었다 예상보다 비가 많이 온다. 어제 밭갈이를 했는데 고랑에 빗물이 고여 흘러내린다. 오늘 감자를 놓기로 하고 서둘러 씨감자를 쪼개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으나 미룰 수 밖에 없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모처럼 우산을 쓰고 앞뜰을 걸었다. 雨中散策이었다. 봄맞이 밭일 준비하느라 한동안 걸렀던 참이다.
개방! 농부의 작업장 내가 가장 자주 찾는 곳. 많이 머무르는 곳. 온세상이 시끄러워도 여긴 조용하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종자 싹틔우기 작업이 시작된다. 준비 완료. 20 키로 한 상자 사둔 씨감자 자르는 일부터 내일 당장.
농사의 시작(2) 마음이 바쁘다 해마다 첫 농사는 감자 심는 일이다. 감자를 심기 위해 밭갈이를 해야한다. 이웃 박 회장에게 트랙터 일은 부탁해두었다. 내가 신호를 하면 언제든지 달려올 것이다. 며칠 전부터 작년 농사 뒤끝을 정리했다. 옥수숫대, 콩대, 해바라기 마른 잔재들을 태울 건 태우고 멀칭 비닐을 걷어냈다. 씨감자를 덜렁 사두고 보니 갈길이 바쁘다.
농사의 시작(1) 씨감자 감자농사를 크게 짓는 반곡리 신00 씨로 부터 씨감자를 샀다. 마침 씨감자 여유가 있다는 농협 농자재 마트 직원의 소개로 20 키로 한 박스를 33.000 원에 구입했다. 종묘상에는 5 만원인데 17.000 원 득봤다. 농협을 통해 미리 신청을 하면 그만큼 싸다. 그러나 고작 한두 박스 사면서 신청하고 어쩌구 하는게 번잡해서 해마다 읍내 종묘상에서 구입하고 말았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