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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눗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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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를 깨뜨리자' ...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자 접시 깬다고 세상이 깨어지나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뜨리자 ...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라는 김국환의 노래가 생각났다. 지금 삽자루가 뿌러졌는데 나도 모르게 접시 깨는 노래가 왜 나올까?... 며칠 전, 읍내 농기구 가게에서 4천 원을 주고 나무 삽자루를 사다 끼웠는데 오늘 시금치 종자를 뿌릴 요량의 첫 작업에서 시눗대 뿌리가 걸려 뚝 뿌러졌다. 어이가 없다. 한편으론 마음이 결코 언짢은 건만은 아니다. 새 삽자루를 뿌러뜨릴 정도로 힘이 남아돌았나...
겨울 당근의 봄맞이 늘 푸르던 시눗대가 겨울 한파에 얼어서 말랐다. 겨울의 끝인가 했더니 봄은 거저 오지않는다. 꽃샘치곤 심통 변덕이 심하다. 입춘 널뛰기다. 어젠 눈보라, 오늘 아침엔 칼서리가 내렸다. 채마밭에 겨울 당근. 뿌리가 빨갛다. 새봄에 어떤 모습으로 되살아날까? 삼동을 견뎌 지금까지 왔다.
올해 농사계획(5) 채마밭 한 평 만들기 기껏 나이 70에, 한 평 남짓 밭 한뙤기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새삼 알았다. 본채와 서재 건물 사이 뒤안에 있는 조그만 공터는 귀촌 초기 야심차게 설치해 만든 골프 연습장이었다. 그동안 운동은 뒷전, 방치해두었더니 철골조는 녹이 슬고 둘러쳐 있던 실망은 삭아 없어졌다. 바닥은 ..
귀촌일기- 봄맞이 환경미화 그런데, 너무 잘라버렸나? 울타리삼아 심었던 시눗대. 15년 묵은 시눗대가 아깝지만 막상 자를려니 골칫덩이. 요즈음에야 옛날처럼 어리숙하게 집을 짓지도 않는데 '뿌리가 구들장을 뚫고 오른다'며 시골사람들은 집 주변에 시눗대가 무성히 자라는 걸 싫어한다. 바람이 불면 잎새가 비비..
귀촌일기- 서재 가는 길 뒤란으로 돌아 서재 가는 길은 온갖 잡초로 뒤덮혀 있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긴 겨울을 나고, 봄도 지나, 여름이 다 가도록 발걸음이 없었다. 안채의 현관문을 나와 별채 서재까지는 기껏 30 보. 담장 시눗대가 뿌리를 뻗어와 오죽과 함께 얼크러져 새끼가 돋고, 제멋대로 늘어진 소나무 가..
귀촌일기- 달 동쪽 하늘에 초저녁달. 밤새 내내 밝았다. 시눗대 그림자를 남기며 달이 진다. 새벽이다.
귀촌일기- 수박,참외 밭에 시눗대 북쪽 울타리가 온통 시눗대로 처치곤란 지경인데 새삼 수박, 참외밭에 시눗대의 쓰임새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루가 다르게 수박과 참외의 순이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유인하는데 시눗대를 잘라 순 겨드랑이 양쪽에 꽂아두면 그저그만이다. 비바람이 칠 때는 ..
귀촌일기- 수박 농사 지난해까지 만 하더라도 대여섯 개가 올해는 수박모종 고작 2개를 심었다. 이실직고 하건대, 수박 농사가 귀촌 초보 농삿꾼에게는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어서 그럴듯 하게 성공한 적이 여태 한번도 없다. 그래도 빠뜨리지 않고 수박을 심는 이유는, '백화점식 농사'에서 수박이 빠지면 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