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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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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하룻해는 길고 할 일도 많다,귀촌의 봄! 작년까지는 트랙터가 들어와 밭을 갈아 주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완전 '수작업'이다. 밭 가운데 매실나무가 자라나 이젠 장비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퇴비장에서 거름 가져다 붓고 삽으로 흙을 뒤엎은 다음 이랑을 만들고 비닐 멀칭을 하는 과정이 감자 심는 날부터 일주일이 넘었..
귀촌일기- 쪽파를 까는 이유, 따로 있다 요즘 내가 하는 일은 거름 갖다 붓고 땅 파는 일이다. 앞으로 열흘은 해야한다. 같은 일을 장시간 되풀이하면 몸 한곳에 무리가 간다. 그래서 짬짬이 쉬거나 다른 일을 하며 변화를 주기도 한다. 내가 터득한 요령이다. 8년 전, 처음에 멋도 모르고 한가지 일에 계속 덤벼들었다가 왼쪽 어..
귀촌일기- "을매기허구 가유", 우리 논두렁 밭두렁 인심 밭일을 하다 참을 먹을 때 마침 옆을 지나가는 사람이나 눈에 띄는 곳에서 일을 하고있는 이웃사람을 불러 막걸리 한잔이라도 권하는 걸 충청도 여기선 을매기라고 한다. 출출하고 컬컬했던 차에 목을 타고넘어가는 그 맛이야 오죽하랴. "을매기허구 가유." 빨리 오라는 손짓을 해가며 큰..
귀촌일기- "한잔 허구 가유..." 고구마 밭 을매기 집 뒤 바닷가 쪽 버갯속영감님 댁 밭에서 간간이 사람 소리가 들린다. 나는 고추,가지, 오이밭에 물을 주고 올라오다가 나가보았다. 고구마 순을 놓다 마침 참을 먹고있는 중이었다. "한잔 허구 가유..." 막걸리를 권하기에 나도 한 잔 받아들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막..
귀촌일기- 귀촌이란 무엇인가 물 논 갈무리하는 트랙터 소리가 하루종일 코앞에서 들려온다. 뙤약볕에 돌아앉아 김매기하는 여인들의 손길도 바쁘다. 집 뒤로 경운기 소리가 이어진다. 하나같이 아낙들은 얼굴이 벌겋게 익었고 남정네들은 이미 새카맣게 탔다. 어쩌다 내 얼굴을 오늘 보니 많이 타긴 탔다. 열흘 전까..
귀촌일기- 모내기 모판작업의 을매기 간사지에서 포강 계곡을 따라 올라오는 개구리 소리는 초저녁부터 드높았다. 꼬빡 밤을 새워 새벽까지 그침이 없다. 마치 패션쇼를 보는듯 꽃들의 경연으로 서서히 시작한 4월은 개구리들의 합창이 숨가쁜 절정을 이루며 이렇게 또 지나갔다. 한낮 4월의 마지막 날은 그래서 무척 더웠다...
귀촌일기- 흙냄새 매실 나무 두 그루를 옮겨심었다. 나무가 자라감에 따라 밭갈이 장비가 드나들기에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더 자라기 전에 단안을 내렸다. 삽으로 흙을 파니 갇혔던 흙냄새가 물씬 피어오른다. 올들어 첫 흙내음이다. 엎드려 일부러 흙냄새를 맡아보았다. 살 것 같다. 중간 밭에서 겨울을 ..
입동 같지않은 입동 집 뒤 당섬이 보이지않는다. 오늘도 짙은 안개로 새벽을 연다. 일곱 시. 도내나루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안개의 끝에 일손들이 생강밭에 모여 바쁘다. 마을 아낙네들이 생강을 캔다. 버갯속 영감댁 생강밭이 넓다. 하루 전에 미리 물을 뿌려둔 생강밭을 트랙터가 들어가 생강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