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뻥튀기

(8)
마주 앉아서... 귀리란 말만 들었지 친근한 곡물은 아니다. 귀리를 뻥튀기 했더니 죠리퐁 맛이 난다. 뻥 가게에서 누군가 귀리 뻥튀기를 하고서 맛을 보라기에 한 줌 받아먹은 게... 그게 단초가 되었다. 이래저래 요즘 갑자기 뻥튀기에 푹 빠졌다. 뻥 가게에 매주 한번 드나든다. 지난해 농사 지은 옥수수를 다 까먹고 다음 타자로 귀리가 된 것. 간식으로 안성마춤. 오늘도 둘이 앉아서. 무덤덤한 일상에 고소함의 파격이 일품. 낙이 별 거더냐. 80세 뻥 영감님 내외도 만나고... 귀리 뻥튀기 하러 내일 또 읍내 나간다. '세계 10대 수퍼 푸드' 중 곡물로는 귀리가 유일하다네.
봄비와 손님 읍내서 손님이 왔다. 돌아갈 때 선물... 뻥튀기. 선물이라기보다 기념품이다. 별 것 아닌 것이 별 것이 되는 이런 기념품을 좋아하지않는 분은 없다. 시골살이의 서정이란 이런 것. 촉촉히 비가 온다. 납매가 젖었다. 연이어 내일은 눈소식이 있단다. 온세상이 조용하다.
뻥튀기로 63년...81세 청춘 나는 '영감님'이라 부른다. 17년 전 태안에 귀촌한 뒤 뻥튀기 단골가게 사장님이다. 올해 81세. 중학교를 나오는 둥 마는 둥 열 여덟살 때 시작한 생업 뻥튀기 외곬 인생이 여든 살이 넘었단다. 태안읍내 재래시장 주차장 옆 후미진 곳. 뻥가게가 여기 반경 30 미터를 그동안 벗어나본 적이 없다는군요. 며칠 전에 옥수수 뻥튀기하러 왔다가 너무 북적여 되돌아 나왔는데 그게 미안스러워 오늘 다시 찾았다. 올 때마다 뻥튀기 물량이 쌓여 줄을 서더니 웬 일이냐, 오늘따라 빈 깡통이 을씨년스럽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법... 뻥인생 63 년에 달관한 모습이다. 몸이 움직이는 한 청춘은 있다.
옥수수 뻥튀기하는 날 차 안이 온통 고소한 냄새로 가득하다. 읍내서 집으로 돌아오는 차중에서 운전을 해가며 뻥튀기를 내내 먹었다. 한번 입을 대면 멈추기 어려운 게 군것질이기도 하지만 옥수수 뻥튀기가 이렇게 바싹하고 고소하긴 처음이다. 아마 내가 재배한 옥수수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 - - 가끔 밥에 섞어 먹기도 했으나 그다지 줄지않고 몇 달째 추녀밑 빨랫줄에 하염없이 걸려있던 옥수수. 오늘따라 갑자기 생각이 미쳐 뻥튀기를 하기로 했다. 마를대로 마른 옥수수를 손목을 비틀어 알갱이를 훑어내며 까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마에 땀방울을 흘려가며 뻥기계에 들어갈 한 깡통 분량만 깠다. 앞으로 두어 번 더 뻥튀기를 할 3분의 2 정도가 남아있는 셈이다. 태안읍내엔 뻥가게가 두 곳 있다. 당연히 귀촌 이후 수시로 찾았던 단..
귀촌일기- 뻥 청춘, 뻥튀기 50년 심성이 낙천적이다. 사교적이다. 1인 5역. 신기하게도 손과 발 따로 입 따로 언제나 변함없이 달변가다. 세월은 뻥 소리와 함께 지나간 한 줄기 바람일 뿐. 뻥 청춘 50년. 일년에 한 두번 정도는 어쨌던 뻥튀김 때문에 얼굴을 마주하니 오늘 또한 서로 반갑다. 뻥! 시계도 보지 않는다. 아예 ..
귀촌일기- 뻥튀기 Ⅰ,Ⅱ 강점과 약점 분석 시장통에 길 하나 사이. 70대와 40대 두 뻥튀기 사장님. 업계 동반자인가, 강력한 라이벌인가.
귀촌일기- 우리 시대의 마지막 '뻥!' 소소한 신변잡사까지 줏어섬기기가 뭣하나 어쩔 수 없다. 주전부리 이야기다. 군것질하곤 담을 쌓은 나도 예외가 딱 하나 있다면 '뻥'이다. 몇년 전, 한동안 열심히 튀겨다 먹다가 싹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최근에 와서 도졌다. 강냉이 틔김. 한번 입에 댔다하면 입안이 까칠하도록 끝장을 ..
죽을 때까지 일 해유! 기면서 난 뻥튀기 인생 50년 읍내 재래시장 한 모퉁이에 뻥튀기 집 하나. 오늘도 여전하신 뻥튀기 영감님. 모처럼...아마 3년 만에... 만난 반가움을 뻥기계 돌아가는...요즘은 자동으로 돌아가도록 전기장치를... 10여 분 사이에 50년 경력의 진수를 쉬지않고 줄줄이 풀어냈다.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