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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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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하는 일 사래가 긴 밭. 비닐 멀칭 이랑을 건너는 건널목을 군데군데 만들었다. 매화가 만발했다. 아직도 남아있는 매실나무 도장지는 애물단지다. 시간나는 대로 잘라주었다. 씨앗 뿌려 작물을 심고 거두는 일 만 농사가 아니다. 농부의 하루...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고 발에 걸리는 모두가 농부의 일이다. 날이 풀리면서 슬슬 바빠진다. 농번기.
농심은 잠 자면서 빗소리를 듣는다 이웃에 힘을 빌어 트랙터로 밭을 갈고 인력시장에서 인부들을 데려다 퇴비 거름을 뿌리고 비닐 멀칭을 하루에 동시에 해버렸더니 속이 시원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제부터는 모종을 심기만 하면 된다. 봄바람이 하두 거세기에 씌운 비닐 멀칭이 바람에 벗겨질 염려는 있다. 자리 깔아 놓으면 드러눕고 싶다고... 가지런히 정리가 된 밭을 보니 뭔가 빨리 심어보고 싶은 마음이 농부의 마음, 농심이다. 부러진 괭이 삽 자루도 살 겸 읍내 나간 길에 모종시장을 둘렀다. 모종 시장이라 기에는 아직 일러 스산했다. 단골집 모종 아지매를 만난 김에 봄 배추모종과 상추 모종을 샀다. 밭 갈고 심는 첫 작물. 배추모종. 햇살에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이 손바닥으로 따스하다. 흙냄새가 살풋 향기롭다. 해마다 이맘 때면 느끼는 자..
40만 원 벌었다? 농부의 수입 밭갈이를 한지 보름만에 감자 심고, 비닐 멀칭 작업을 오늘 끝냈다. 하루 7천 보 아침 걷기운동을 빼먹어가며 밭일을 쉬지 않았다. 읍내 인력시장에서 일꾼을 데려다가 하룻만에 끝내버릴까 망서리다 내 손으로 해치우기로 작정을 했던 것. 말도 안통하는 데다 숙련되지도 않은 외국인 인부들을 데려온들 노동의 질을 장담할 수 없다. 400평 밭이다. 드디어 나 혼자서 완료했다. 인력시장의 인부를 썼다면 일당 15만 원에 2명, 식대 교통비 간식 등 부대 비용을 합하면 40만 원이다. 농부의 수입... 안쓰면 버는 것?
농부, 일은 하기 나름 씨감자를 심은 뒤 곧장 밭이랑 비닐 덧씌우기작업에 매달려 거의 일주일째 하고 있다. 이쯤 크기 밭뙤기, 힘깨나 쓰는 장골들이야 하루 반나절이면 거뜬히 해낼 일이다. 아무려나. 처음엔 버거워 보이던 일도 일단 시작하고 나면 어느새 끝이 보인다. 사래가 길어 하루에 한 줄씩 하다가 어젠 나도 모르게 두 줄을 했다. 마침 햇살이 좋았다. 풋풋한 흙냄새 맡아가며 땅과 더불어 하는 일... 참 좋다. 봄이다. 오늘은 진종일 오락가락하며 빗방울이 듣는다. 봄날에 어쩌다 봄비, 이런 비 쯤이 무슨 대순가. 사방이 탁트인 밭이라 이웃사람들이 지나가다 한마디씩 거든다. "쉬었다 해유... 혼지서두 용케 잘하시네유." "어찌그리 이쁘게 지어셨대유♩". "뭘 심을 거유?" 밭둑을 가운데 두고 나누는 대화, 기분좋은 말들이다..
농부의 하루 심다 몇톨 남은 씨감자를 마무리로 마저 심었다. 마침 눈에 보이기에 대파밭에 잡초도 잠시 매주었다. 오늘부터 달려들어 본격적으로 해야 할 일은 검정비닐 멀칭작업이다. 달포 뒤 심을 모종의 작물에 대비해서 밭 이랑을 비닐로 덮어두는 것이다. 사래가 길어 허리를 꾸부렸다 폈다를 반복해야 한다. 비닐 롤을 굴려가며 군데군데 삽으로 두둑 언저리의 흙을 파서 비닐 가장자리를 눌러주고 바람에 펄럭이지 않도록 흙더미를 올려주었다. 오후에 읍내를 다녀오느라 오늘은 한 이랑의 절반으로 끝났다. 비닐 피복작업을 모두 끝내려면 대엿새는 잡아야 할듯. 어쨌거나 부지런한 사람 일하기 딱 좋은 계절.
농사의 시작(3) 거름 주기 농협을 통해 작년 가을에 미리 신청한 거름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배정량 통지서는 며칠 전 우편으로 알려왔다. 우리 마을에는 감자농사를 크게 짓지 않기에 배달에 늑장을 부리는 모양이다. 지난해 사용하고 남은 게 있어 시비를 하기로 했다. 겨울과 봄이 걸치는 이맘 때 감자농사가 농사중에 제일 빠르다. 밭갈이 트랙터 작업을 해줄 이웃 박 회장이 지나가다 들렀다. 2,3일 내 해주기로 했다. 걷어내다만 비닐 피복을 벗겨내고 밭고랑에 어지러져 있는 마른 잔재들을 쓸어모아 태웠다.
농사의 시작(2) 마음이 바쁘다 해마다 첫 농사는 감자 심는 일이다. 감자를 심기 위해 밭갈이를 해야한다. 이웃 박 회장에게 트랙터 일은 부탁해두었다. 내가 신호를 하면 언제든지 달려올 것이다. 며칠 전부터 작년 농사 뒤끝을 정리했다. 옥수숫대, 콩대, 해바라기 마른 잔재들을 태울 건 태우고 멀칭 비닐을 걷어냈다. 씨감자를 덜렁 사두고 보니 갈길이 바쁘다.
<고라니 발자국> 감상법 구멍. 발자국 구멍들. 밤새 고라니가 다녀간 자리다. 애써 멀칭했더니 이 녀석들이 먼저 지나갔다. 올해도 멀칭 비닐을 헤집고 심은 작물을 얼마나 분탕질을 할 지... 농부들은 더러 폐그물을 둘러쳐 울타리로 삼기도 하나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고라니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 대책이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