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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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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은 모두 어디 가고... 한바퀴 마을을 돌아보면 젊은이들이 없다. 농사일에 눈에 띄는 이들은 70대다. 그나마 일손을 움직이는 남정네 아낙네 축에 속한다. 청춘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자식들은 다들 외지로 나가고 어쩌다 귀촌 의향을 은근 슬쩍 물어보면 하나같이 묵묵부답이라는 푸념만 마을 통신으로 간간이 들려온다. 오늘도 나는 동쪽 자투리 밭에 풀을 깎았다. 요즘 내가 되풀이하는 주 레퍼토리다. 마늘 양파 심는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도 자주 양파를 심어 볼 요량이다. 트랙터 밭갈이를 부탁하자면 잡초부터 제거해두어야 한다. 어쩌다 돋아난 박 줄기에 박꽃이 한창이다. 새끼 박이 앙증맞다. 대봉감이 익어간다.
귀촌일기- 밭일도 설거지가 있다 밭갈이를 한 뒤에는 뒤처리가 있다. 고랑에 빗물이 고이지 않고 흘러가도록 군데군데 물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폭우에 밭둑이 팽기면 가장자리 축대가 무너진다. 쌓여 있는 멀칭 폐 비닐은 언제나 골치다. 인력시장에서 품삯으로 사온 인부들은 오후 다섯 시면 땡 하고 칼같이 털고 떠난다. 뒷 설거지 마무리는 밭 주인 차지다.
오늘은 용쓴 날, 밭갈이 하는 날 열흘 전 쯤 안마을 버갯속 영감님댁 김 계장에게 밭갈이를 부탁했는데 오늘이 그 날이다. 하룻 만에 비닐 멀칭까지 해치웠다. 후련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도와주는 이웃의 정이 고맙고 역시 돈이 사람을 편하게 해준 하루였다. 작년까지는 이웃 박 회장에게 부탁을 했었다. 트랙터로 밭갈이를 해주고 가면 내가 며칠을 두고 쉬엄쉬엄 비닐 멀칭을 했어야 했다. 중간에 봄비라도 내리면 흙이 단단하게 굳어져 삽질이 힘들어 낭패나기 일쑤였다. 김 계장이 새벽 여섯 시에 읍내 인력회사 에 나가 인부 2명을 '힘들게 겨우 모셔왔다'. 아침 식사도 같이 했다. 우리집에 도착한 시간이 7시 반. 일과는 오후 다섯 시까지다. 인력시장의 규약이 그런지 총알같이 하던 일 멈추고 땡이다. 읍내까지 김 계장이 다시 모셔다 주었다. 농번..
40만 원 벌었다? 농부의 수입 밭갈이를 한지 보름만에 감자 심고, 비닐 멀칭 작업을 오늘 끝냈다. 하루 7천 보 아침 걷기운동을 빼먹어가며 밭일을 쉬지 않았다. 읍내 인력시장에서 일꾼을 데려다가 하룻만에 끝내버릴까 망서리다 내 손으로 해치우기로 작정을 했던 것. 말도 안통하는 데다 숙련되지도 않은 외국인 인부들을 데려온들 노동의 질을 장담할 수 없다. 400평 밭이다. 드디어 나 혼자서 완료했다. 인력시장의 인부를 썼다면 일당 15만 원에 2명, 식대 교통비 간식 등 부대 비용을 합하면 40만 원이다. 농부의 수입... 안쓰면 버는 것?
농사의 시작(4)...밭갈이, 씨감자 쪼개기 트랙터로 밭갈이를 했다고 일이 끝난 게 아니다. 군데군데 다니며 물꼬 고랑을 내는 작업을 곧장 서둘렀다. 내일 제법 큰 비가 내린다고 한다. 봄비야 반갑지만 하필 밭갈이 한 직후에 비가 내린다니 떨뜨럼하다. 땅이 굳어져 비닐 덧씌우기 멀칭작업에 삽질이 거북살스럽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감자 심을 준비는 해야한다. 비닐하우스에 앉아 씨감자 상자를 열어 감자를 쪼갰다. 감자 씨눈이 눈에 보일듯 말듯 뾰쪽뾰쪽 올라온다.
자조,자립,협동...내 일은 내가 한다 이른 아침 여섯시 반쯤 걸려온 전화는 이웃 박 회장이었다. 지금 밭갈러 갈테니 곧장 밭으로 내려오라는 내용이었다. 그저께 애벌 갈기 로타리를 쳤고 오늘 두벌 갈기다. 이랑을 만드는 작업이다. 본래 농사가 큰 데다 닥친 농번기에 눈코 못뜨는 박 회장으로선 그나마 짬을 내서 나를 도..
귀촌일기- 감자 농사부터 시작하는 올해 농사 코앞에 밭을 두고서도 작년에는 모든 농사를 걸렀으니 나로선 참으로 갑갑했던 지난 한 해였다. 올핸 어떡하든지 농사를 지어볼 요량으로 감자농사부터 준비를 했다. 읍내 종묘상에서 20 키로 수미 씨감자 두 상자를 샀다. 한 상자에 49.000원이다. 씨감자가 별다른 이유없이 품귀라며 값이..
귀촌일기- 봄이 코 앞에...서재와 텃밭 마른 잡초 밑에 깔려있는 멀칭비닐을 걷어내고 널부러져 있는 농자재를 수습해야 한다. 바람에 찢어진 하우스 차광비닐도 어차피 보수해야 한다. 3월 초면 트랙터로 밭갈이 해서 씨감자 놓을 일이 맨 먼저다. 명색이 서재라는 데가 창고가 되어버렸다. 재작년부터 이런저런 일로 한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