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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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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식탁...쑥전,돌미나리 초무침 마당 처마밑에 돋아난 달래, 대문간 입구에는 머위, 아랫밭 돌계단에는 돌나물. 냉이. 쑥. 지천이다. 저절로 나서 자란 것들이다. 우리집 밭둑에 쑥은 동네 쑥이다. 동네 사람들이 무시로 들어와 쑥을 캔다. 비닐하우스에서 내려다보니 누군가가 쑥을 캐고 있다. 일부러 캐지 않아도 집사람이 동네 마실을 다녀오면 비닐 봉지 안에는 쑥이 있고 돌미나리도 있다. 밥상이 향기롭다. 입맛이 달라졌다. 오늘 점심에 쑥전. 저녁 식탁엔 돌미나리 초무침겉절이. 이래서 봄, 봄. 봄이다.
짜투리밭이 더 쓸모가 있다 쪽밭... 짜투리 밭뙤기. 지난해 늦은 가을에 씨앗을 뿌려둔 상치가 돋아나서 긴 겨울을 넘겨 이제야 깨어났다. 봄동 상치다. 솎아주었다. 그래야 큰다. 올봄 첫 솎음상치겉절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손이 많이 간다. 시골 밥상의 즐거움이란 이런 것.
비가 온다...달래무침 그젠 함박눈. 어제가 대한이었다. 오늘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면 내릴수록 하루하루가 다르게 날로날로 봄이다... ... 달래 초무침이 식탁에. 밥상에 봄맛이. 봄이 성큼.
귀촌일기- 햇머위쌈 때문에... 버릇된 입맛이란 평생 어딜 가는게 아니다. 이른 봄날 머위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귀촌일기에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햇머위쌈을 '대서특필'하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다. 머위는 뭐니뭐니 해도 달작지근하면서도 쌉싸레하게 어리는 뒷맛이다. 봄철에 칼칼하게 헝클어진 입맛을 단번에..
귀촌일기- 나는 농부다(2) 밥상이 달라졌다. 우리 채마밭에서 뽑아온 채소들. 방앗간에서 갓 짜온 참기름. 오늘은 시금치 나물, 무채 나물. 새콤한 상치겉절이. 내일은 무청시레기 나물에 시원한 된장배춧국. 비로소 긴 외출에서 돌아온 실감이 난다.
귀촌일기- 밥상도 부부 협업시대...도라지 초무침 밥상에 오른 '도라지 무침' 하나도 농사라는 긴 여정과 귀촌의 의미가 있다. ...봄 바람 불어 오는 심심산천에한 두 뿌리만 캐어도 헤이 맘보대바구니 찬데요 헤이 맘보... 도라지 맘보 노랫가락이 절로 나온다. 오늘 캐낸 도라지 세 뿌리가 한 바구니 가득하다. - - - 2년 전에, 실오라기 같..
귀촌일기- 월동무와 대보름 얼어 바람 드는 것도 그거지만, 땅굴을 파고 드는 들쥐들이 은근히 걱정이었다. 별 탈이 없었다. 지난해 묻었던 월동무를 꽁꽁 언 땅을 헤치고 오늘 처음 꺼냈다. 대보름 나물 때문이다. 무 나물. 대보름 밥상에 나물들. 그러고 보니 모두 우리 밭 출신 채소들이다.
귀촌일기- 감태 몇장에 오가는 이웃 정 감태 맛이나 보라며 이웃집에서 준 감태다. 구운 채로 가져온 감태가 아침 밥상에 그대로 올랐다. 감태를 굽는 방법도 집집마다 달라서 느끼는 맛도 다르다. 주로 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친다. 오늘 이 감태는 기름을 바르지않아 감태 그 자체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난다. 쌉싸레짭쪼름하면서 달콤떫떠럼한 맛. 지난 겨울에는 감태가 졌다. 예년같으면 집집마다 하루에 열톳 스무톳을 느끈히 해냈던 감태작업이 이런 해도 있나싶을 정도로 쉬었다. 그러던 감태가 겨울이 다지나갈 무렵에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아예 햇감태 맛도 못보고 지나가나 했는데 이웃정 덕분에 그나마 겨우 점은 찍고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