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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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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나? 매실 따고, 배 봉지 씌우고 유난히도 올 따라 촘촘히 달린 배나무 적과도 해야 하고... 봉지도 작업도 잇따라 해줘야 한다. 매실도 따야 한다. 마늘도 캘 때가 지났다. 마늘 밭은 흙이 마를 대로 말라 단단하게 굳어서 캐기가 힘들다. 지나가는 국지성 호우라도 한바탕 뿌려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날은 갈수록 더워지고...비는 아니 오고...
마늘 캐기... 따라하면 된다 농가 월령을 일일이 찾아 들추어보지 않아도 남들이 하는 걸 보며 내가 해야 할 일을 안다. 오늘 걷기운동을 하며 만났다. 문 반장네 부부가 뙤약볕 아래 마늘을 캔다. 그렇다, 슬슬 우리 밭에 마늘도 캐야지.
마늘밭에 잡초 금방이라도 비닐을 박차고 틔어나올 것 같다. 우리집 마늘밭에는 비닐멀칭 안에 빼꼭빼꼭 온통 잡초 투성이다. 다른 집 마늘밭에는 잡초가 전혀 없다. 저 넓은 마늘 전체를 눈을 씻고 훑어봐도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다. 차이가 뭘까?
마늘 심었다
황무지를 개간한다는 것 밭이란, 놀려두면 황무지가 된다. 하우스 옆에 10 평 남짓한 짜투리 땅이다. 5, 6년 팽개쳐놨더니 온갖 잡초가 대를 이어 판을 쳤다. 강원도 화전민을 생각하며 마음 먹고 덤벼들었다. 알짜배기 밭 모양새를 갖추었다. 사흘 걸렸다. 자주양파와 마늘을 심을 요량이다.
가을비는 오락가락하는데... 구월이라 계추되니 한로 상강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기러기 언제 왔노 벽공에 우는 소리 찬이슬 재촉는다... 들에는 조피 더미 집 근처는 콩팥 가리 벼타작 마친 후에 틈 나거든 두드리세... 농가월령가 9월령이다. - - - - - 오늘이 한로, 곧 상강.
마늘,양파 심기...준비작업 동밭은 열댓 평 되는 짜투리 밭이다. 지난 초여름에 마늘과 자주양파를 캔 뒤 방치해놨더니 잡초가 무성했다. 그동안 몇 번을 깎아주었다. 이웃집밭과 경계선에 심었던 해바라기 잔해를 정리했다. 예취기를 돌려 마른 풀을 깎은 다음 갈고리로 걷어냈다. 짬짬이 며칠 걸렸다. 밭 모양새가 깔끔해졌다. 올해도 자주양파와 마늘을 심을 예정이다. 오늘 거름 세 포를 갖다두었다. 다음 할 일은 거름 뿌리는 일. 로타리를 치기 전에 미리 해두어야 한다.
양파 캐기, 마늘 캐기 풋마늘과 자주양파를 이제껏 한 두 뿌리씩 수시로 캐다 먹긴 했다. 시간을 내서 캔다 캔다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어 왔던 동밭. 자주양파와 마늘 밭이다. 작년에 당근을 함께 심었는데 겨울을 지나 봄이 되자 온통 당근밭이 되었다. 뿌리에 당근은 말라붙어 보잘 것 없고 당근꽃밭이 되어버린 것. 마침 어제 적당히 비가 내렸다. 흙이 말랑말랑할 때 오늘 이 때다 하며 양파와 마늘을 서둘러 캤다. 추수한 양이야 보잘 것 없어도 할 일을 하고나니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