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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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鹿鳴과 동지팥죽 먹이를 먼저 발견한 사슴이 다른 배고픈 사슴들을 부르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 '鹿鳴'은 詩經에 나온다. 시경은, 중국 춘추시대의 민요를 모은 오래된 시집이다. 다른 동물들은 혼자 먹고 숨기기 급급한데 사슴은 울음소리를 높여 불러내 함께 나눈다는 것. 녹명에는 더불어 살고자 하는 공동체 숭고한 마음이 담겨 있다. 세시 풍습으로 동지가 되면 흔히 먹던 팥죽도 이젠 귀한 음식이 되었다. 우리집 대문 앞이 안마을 박 회장의 팥 밭이었다. 여름내내 농사를 지은 팥으로 동지 팥죽을 쑤었는데 나눠 먹는 바람에 한바탕 동네 잔치가 되었다고 한다. 자식들은 도회지로 나가고 독거 노인들이 늘어나 팥죽을 만드는 집이 없다. 어제 동지 팥죽이 맛있다고 수인사를 했더니 남겨두었던 팥죽 한 그릇을 다시 보내왔다. 동지 팥죽을 며..
귀촌일기- '행복 쉼터'로 바쁜 우리 이장님 무슨 공지사항이 그렇게 많은지. 작년에 설치한 무선방송 시스템으로 -가가호호 찾아다니고 전화를 걸어댄 수고는 덜었다- 이장 목소리를 사흘이 멀다 하고 듣는다. 그것도 꼭두새벽에. 며칠 전 늦은 오후, 문병 겸 이장 내외가 우리집을 다녀갔다. 일일이 주민들의 동향도 챙겨야 하는 ..
귀촌일기- 애살 많은 경로회장님 '변변치 못한 국회의원들 때문에 나라 꼴이 뭐냐'는 말씀이 여운을 남겼다. 대한노인회 태안 분회에서 독거노인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내일 나온다기에 사전 답사차 나왔다가 우리집에 들리셨다는 우리 마을 전임 경로 회장님. 독거노인 돌보미도 자청하는 등 참 부지런하신 분이다..
귀촌일기- 태안군 노인복지관의 나눔바자회 날 어쨌거나 가을은 바쁘다.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다는데, 말을 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지, 오라는데가 더러 없진 않고 발걸음을 떼야 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귀촌 10 여년을 하세월로 창고에 묵혀논 것만 아니어서 마누라 따라다니다 보니 내 오지랖도 어지간히 넓어졌다는 뜻..
귀촌일기- 노노케어, 오늘 처음 들은 슬픈 이야기 밭에서 일하다 만났다. 경로당 회장도 젊은 사람(?)이 해야 한다며 기어이 자리를 내논 팔순의 전 경로당 회장님이다. 태안군에서 위촉한 참사랑 실천 프로젝트의 상담원으로 오늘도 독거노인 순방 중이다. "군수가 기름값은 좀 줍니까?" "한, 20만원 받아유." "그런데, 충청도 노인들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