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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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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결사반대 긴급 마을 총회서 부결되었다. 천만다행이다. 앞뜰 도내수로가 살아났다. 선량한, 물정에 어두운 주민을 부추겨 누군가가 대단위 태양광 사업을 밀어붙이려다 제동이 걸렸다. 환경 오염에서 농지 보존에 앞장서야할 행정관청은 도대체 뭘했지?
도내수로 20년 올해도 철새, 기러기 떼가 날아왔다. 해 저문 종일토록 시끌벅적 요란하다. 곧 이어 얼음 구멍치기 낚싯꾼들이 몰려오면 도내수로의 겨울은 완성된다. 이렇게 한해가 가는 것. 귀촌 20년째다. 남쪽으로 보이는 앞뜰은 본래 바다였다. 가로림만의 남쪽 끝, 도내 어은 사이 바다를 막아 어느날 방조제가 생기고 수문을 만들자 도내수로와 간사지 논이 되었다. 벽해상전. 50년 전이다.
남기고 간 만추... 그리고 간월암
남으로 남으로... 도내저수지의 윤슬 윤슬이 뜨면 해넘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저녁해는 동지를 향해 다르게 남으로 남으로 내려간다. 윤슬은 역광이다.
도내수로 물안개 새벽 안개 자욱한 날은 바람 없고 따뜻한 날이다. 오늘도 이른 아침의 도내수로. 앞뜰에 햇살이 퍼지면 물안개는 사그라진다.
억새와 갈대 공존 지대...도내수로
억새는 바람에 흔들리고...
바람 부는대로... 물결 치는대로... 태안에 살면서도 서산이 가깝게 느껴지는 건 코 앞에 팔봉산 때문이다. 제1봉은 갓머리를 닮았대서 감투봉이라 한다. 우럭바위 2봉을 지나 제3봉이 정상이다. 8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다. 본래 9봉산이었는데 8봉산으로 바뀌자 봉우리 하나가 '구봉 구봉' 하며 울었다는 전설. 동으로 팔봉산이면 남쪽으로 산등성이를 몇 구비를 건너지나 멀리 백화산. 지리산 반야봉이랄가. 바가지 두 개를 무심코 엎은 듯 봉우리만 보인다. 태안의 진산이다. 찰랑찰랑 도내 앞 뜰은 초록 물결. 푹푹 찌는 한더위가 논 벼엔 더 없는 보약. 풍년 예약이다. 마파람에 넘실대며 춤춘다. 일본에서 아베 전 수상이 피살되고, 집권여당 대표가 윤리위에서 낙마했다. 사모관대가 허업이며 반야바라밀다 오온이 개공이라... 감투봉, 반야봉이 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