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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리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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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힘 돌풍에 번개를 동반했다. 사흘동안 내린 비의 강수량은 140 미리였다. 채마밭에 채소에게는 보약이었다. 며칠 새 훌쩍 자랐다. 물 백 번 주는 것보다 흠뻑 비 한 번 내리는 게 낫다. 배추벌레도 나타났다. 비바람을 뚫고 나비가 어떻게 날아왔을까... 불가사의한 자연의 힘이다. 강풍에 대봉감과 대추가 속절없이 떨어졌다. 이 또한 자연 현상이다.
찐 새끼고구마도 예술 작품 자잘한 새끼 고구마, 버리기엔 아깝다. 보기 좋으면 맛도 있다더라...
생강나무가 있는 줄 몰랐네 앞산 솔밭 오솔길. 일 년 열두 달, 마르고 닳도록 다니는 산봇길이다. 지나가는 머리 위로 처음 보는 노란 꽃. 산수윤줄 알았더니... 아니다. 생강나무 꽃. 여기에 생강나무가 있는 줄 몰랐네. 꽃이 피기 전에는...
단풍나무 한 그루 있었네 만산홍엽은 갖가지 단풍으로 말한다. 앞산 솔밭 오솔길에 딱 한 그루. 단풍나무. 역광에 처음으로 자태를 드러냈다.
도내리 오솔길
구름 나그네 눈물을 감추려고 하늘을 보니 정처없는 구름 나그네 어디로 가는 걸까 아무 말도 하지않고 부는 바람 새소리에 고개 너머 님 찾으러
<천리포수목원> 꽃씨... 신청한 까닭 봄이 가까이 오면 에서 회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실시하는 행사다. 지금까지 한번도 신청해본 적이 없다. 전문 지식도 그러려니와 그 시간에 밭농사지 복잡한 꽃이름을 가진 화초를 스트레스 받아가며 굳이 기르는 건 내 적성이 아니었다. 올해는 신청을 했다. 이 달 말에 꽃씨 종자가 보내오면 원하는 분들에게 나눠주면 될 일.
귀촌, 그리고 '코로나 블루' 언제나 그렇듯 눈이 내린 날은 더더욱 조용하다. 창가에 홍시 두 개가 참 따뜻하다. 바깥 홍시 상자에서 막 꺼내온 홍시다. 년말 년시를 맞아 안부삼아 친지들과 통화를 해보니 갑갑하고 답답한 '집콕' 이야기가 주류다. 앞뒤 아귀가 안맞는 정치 방역으로 긴장의 끈을 엉뚱한데서 조인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코로나 블루'로 나타나고 있다. 아침나절에 읍내를 다녀오다 북창정미소 근처에서 차를 세워 집사람이 내렸다. 집까지 2 키로 남짓 거리를 걷는 것이다. 나는 저녁무렵에 솔밭길을 걸었다. 북풍 바람 찬 날은 수로를 돌아오는 들판보다 해송이 아기자기한 솔밭 오솔길이 딱이다. 소소한 귀촌의 하루. 코로나를 잊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