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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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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 홍시, 그리고... 함박눈이었다. 눈이 오려면 좀 더 올 것이지 진눈깨비로 변하면서 내리다 말았다. 햇살이 돋았다. 곧장 한파가 닥친다기에 따다둔 한 접 남짓 대봉감을 서둘러 분류했다. 잔가지를 잘라내고 홍시가 거의 다 되 이내 먹을 감과 한동안 익기를 기다려야 하는 감을 구분하여 나누어 담는 작업이다. 딸 때 땅에 떨어지면서 깨진 놈도 더러 있다. 큰 방 창가에는 두 접 가량의 단감이 대봉이 오기를 기다리며 이미 터를 잡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감식초를 담글 요량이다. 겨우내 한두 개씩 꺼내 먹을 대봉홍시야 남겨두고서.
대봉감 100개 땄다
단감과 사탕감... 귀촌의 소소함에 대하여 매사에 시시콜콜 분석하고 따지는 성향이 아닌데다 세월이 갈수록 그게 싫다. 그렇커니 하고 지나가는 편이 편하다. 오늘 안마을 버갯속영감님댁에 갔더니 90세 '버갯속할머니'가 조금 전에 아들이 사다리에 올라가서 '사탕감'을 잔뜩 땄다며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주시더라. 여기 충청도 지방에선 단감 대신 사탕감이 대세다. 이웃 아주머니도 우리집 단감나무를 으레 사탕감나무로 알고 있다. 며칠 전에 내가 단감을 따고 있는데 "올해 사탕감 많이 열렸슈!..." '사탕감'에 힘주어 방점을 찍으며 한 말씀하고 지나갔다. 귀촌 17년이 되도록 사탕감을 맛 본 기억이 없는건 우리집에 단감이 있는데 굳이 사탕감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오늘 마침 잘 됐다. 단감과 사탕감이 어떻게 다를까? 모양과 크기, 맛은? 사탕..
귀촌일기- 경칩날 안부전화와 '千日의 서신' 진주에 사는 아재, 대구에 사는 처삼촌 되시는 아재, 과천 사돈, 당진 사돈, 서울 도곡동 사는 고등학교 선배, 일산에 사는 후배...다들 어떠하신지 전화를 걸어보았다. 안부 전화다. 평소에는 잊고있다가 계절이 바뀌어 생각이 나면 가끔 몰아서 전화를 드려보는 것이다. 오는 전화도 있다..
귀촌일기- 이젠 감을 따야 할 때 어쩌다 잠시 한줄기 햇살이 비치다 지나갔다. 비가 오면 바람이 자던지 비가 내리고 바람마저 분다. 여러날 째 날씨가 스산하다. 감나무잎이 다 떨어졌다. 가지가 앙상하다. 대봉 홍시가 드러났다. 감나무 잎이 모조리 떨어진 건 요란했던 비바람이 아니라 어느날 새벽녘에 조용히 내린 ..
귀촌일기- 대봉보다 더 큰 '왕대봉' 대봉도 큰데 대봉보다 더 큰 대봉. 왕대봉. 우리집 대봉 감나무에서 역대 랭킹 1위.
귀촌일기- 대봉 홍시의 계절이 돌아오다 제 무게에 못이겨 대봉 감나무 가지가 축 늘어진다. 까치가 홍시를 찝쩍거리면 홍시의 계절이다. 산새들이 파먹은 홍시. 더 맛있다.
귀촌일기- 감식초 맛...어떨까? 감나무는 해거리를 한다. 올해는 작황이 신통찮다. 한 그루 있는 단감나무는 일찌감치 떨어졌고, 대봉감은 두어 그루만 그나마 체면치레다. 작년은 감 풍년이었다. 겨울내내 대봉 홍시를 실컷 먹었다. 감식초를 담가야할 정도였다. 발갛게 익어가는 대봉감을 보니 작년에 담근 감식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