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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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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을 수박끈으로... 홍시도 홍시지만 초가을 우리 시골의 서정은 역시 박이다. 올해 박이 두 개 열렸다. 여름이 익어가자 하루가 다르게 배가 남산만하게 불러온다. 대박 조짐이다. 처마밑에 녀석은 데크 난간에 닿아 걱정을 덜었으나 뒤안에 능소화 가지를 타고 올라간 놈이 문제다. 지 무게에 금방이라도 우지끈 뚝 끊어져 떨어질 것만 같다. 생각난 게 비닐 수박끈. 읍내 과일가게서 얻어온 것이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간신히 매달았다. 농촌에 살면 별 걸 다해야 한다.
계절은 봄, 날씨는 여름 박꽃이 예쁘냐 호박꽃이 좋으냐 하는 질문은 아니함만 못하다. 박꽃은 밤에 피었다 아침에 지고 호박꽃은 낮에 핀다. 해들무렵에 박꽃과 호박꽃을 잠깐 동시에 볼 수 있다. 오늘 핀 박꽃은 수놈이고 호박꽃은 뒤에 새끼 호박이 달린 걸 보니 암놈이다. 박꽃과 호박꽃이 피기 시작하면 여름이다. 대박 대호박이 얼마나 열어줄 지 거는 기대가 크다.
밑 빠진 독 활용법 밑빠진 독에 박 모종을...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비닐 하우스 안에 아직 덜 자란 토란 모종이 남아 있긴 하지만, 화룡점정이랄까, 마당 두 곳... 거실 창가 처마밑 그리고 뒤안 능소화 나무 옆에 박 모종을 심는 걸로 올해 모종 심는 작업은 대충 완료되었다.
호박 구덩이를 파면서... 박, 조선누렁대호박, 맷돌호박을 심을 자리다. 밭갈이 할 때 트랙터가 지나가지 않은 밭 가장자리 여기저기 후미진 곳이다. 비가 온 뒤 땅이 말랑말랑 할 때 파야 한다. 되도록이면 깊이 넓게 파서 퇴비 거름을 미리 덤뿍 넣어둔다. 특히나 박이나 호박은 거름을 좋아한다. 박, 호박 모종을 모종시장에서 사다 심는 건 이 달 말쯤. 대박. 해마다 이맘때, 호박 구덩이를 팔 때면 올핸 얼마나 큰 놈이 열릴까 일찌감치 기대가 만발이다... 읍내 모종시장이 흥청거릴 때가 되었다. 한번 나가봐야지.
밑빠진 독 멋부리기? 밑이 깨진, 밑빠진 독이 하나 있었다. 여기다 박을 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주위의 잡초 등쌀에서 해방도 되고... 해마다 박을 몇 포기 심는데 최근 몇 년동안 박 농사가 시원찮았다. 모종시장에서 사온 박 모종 두 개중에 하나는 거실 창문 앞 마당 정면의 추녀밑에 심고, 또 ..
귀촌일기- 박과 호박은 딩굴어야 맛! 봄에 박 모종을 심어놓고 대박을 크게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서너 개는 열릴 줄 알았는데 달랑 하나 열었다. 농가의 가을은, 누렁 호박과 박이 얼커렁 설커렁 어우러져 딩굴어야 맛. 멋.
귀촌일기- 미꾸라지 대박 사건 벼가 익어가면서 앞뜰에 일렁이는 황금물결이 미꾸라지 어부에게는 반갑지 않다. 논에 물이 자꾸 마르기 때문이다. 그나마 며칠 전에 내린 비가 고맙다. 고인 물에는 미꾸라지가 없다. 흐르는 물에 미꾸라지가 있다. 배수하는 홈통 바로 밑에 던져둔 통발에서 오늘, 대박이 터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