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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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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손자, 감 따기 다섯 살이다. 애들이 자라는 걸 보면 금방이다. 서너 달 만에 보니 많이 자랐다. 오자마자 단감 따기에 단단히 재미를 붙였다. 귀촌의 낙은 이런 즐거움이다. 제깐 놈이 감을 얼마나 딸까마는 이젠 따야하는 감 딸 계기를 마침 만들어 주었다. 몇 개나 될가, 3대가 달겨들어 단감을 절반 가량 땄다. 나머지는 여전히 내 몫.
단감은 언제 따는가? 단감나무는 대문간 옆에 있다. 드나들다 틈 나는대로 딴다. 따고싶은 만큼 딴다.
귀촌일기- 감식초 맛...어떨까? 감나무는 해거리를 한다. 올해는 작황이 신통찮다. 한 그루 있는 단감나무는 일찌감치 떨어졌고, 대봉감은 두어 그루만 그나마 체면치레다. 작년은 감 풍년이었다. 겨울내내 대봉 홍시를 실컷 먹었다. 감식초를 담가야할 정도였다. 발갛게 익어가는 대봉감을 보니 작년에 담근 감식초가 ..
귀촌일기- 부지런한 사람은 한가롭다 바로 옆집 아주머니만큼 부지런한 분도 드물다. 어제는 하루종일 양파밭에서 살더니 오늘은? 우리집 앞에 앉아 있다. "긁어다 불 때려구유." 길바닥에 어지러이 떨어진 소나무 갈비를 긁다말고 퍼질러 앉아 감을 먹고 있었다. 우리집 단감나무에서 단감 하나가 떨어져 있었던 것. "사탕감..
귀촌일기- 도내리 황토집에서 부치는 가을 편지 황토 벽돌로 지었대서 동네사람들은 다들 우리집을 황토집이라 부른다. 감 좀 드세요. 홍시나 단감.
귀촌일기- 공자님은 뭘 드셨을까?(1) 감은 소리나게 가지를 뿌러뜨려가며 따야 멋이다. 멋 있으면 맛도 있다. 찬이슬 한로를 지나 무서리 내리는 상강. 단감이 익어간다. 제철이다. 오늘 아침, 앉은 자리에서 나무에서 갓딴 단감 다섯 개를 가볍게 드시는 분이 우리집에 계시다. 며칠 전, 집사람 친구분이 제주에서 보내주신 ..
귀촌일기- 대봉감 따가실 분 누구 없소? 대봉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어찌 알고 어딨다 오는지 산새 들새들 날아드는 소리가 대봉감 익는 소리다. 해마다 이맘 때, 노랗게 발갛게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는 감나무를 보노라면 가을이 깊어가는 줄을 알겠다. 단감 단감나무 둘에 대봉은 열 하나. 모두 열셋이다. 15년 전, 귀촌 초기..
귀촌일기- 좀이 쑤시는 계절 익어가는 감나무 밑에는 까치가 먹다 만 홍시가 떨어져 있기 예사다. 무화과도 산새가 먼저 입을 다셔 아직껏 제대로 따먹지를 못했다. 아랫밭 밤나무 밑에는 알밤이 구르고 대추나무에는 대추가 익는다. 당랑거사 사마귀도 홍시를 좋아하나봐. 괜스레 좀이 쑤시는 그런 날이 있다.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