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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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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귀촌은 부부합작품이다 9월 초에 씨앗을 뿌린 남도갓이 싹이 트고 이렇게 자랐다. 귀촌살이를 대충 나눠보면 바깥의 밭일은 남정네 몫이고 안은 아낙네 일이다. 밭을 가꿔 씨 뿌려 재배해 거둬들이면 마무리는 집사람이 한다. 김장만 해도 그렇다. 오늘, 두 번째 담그는 남도 돌산갓 김치. '들어갈 건 다 들어간다..
귀촌일기- 남정네가 까는 마늘 이 맘 때 저장 마늘은 껍질이 마를 대로 말라붙어 쪼개서 까는데 손톱 끝에다 팔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마늘까기가 그다지 어려운 건 아니지만 마늘 좀 까 달라는 부탁을 받고 꾸부려 앉아서 마음 먹고 한번 시작하기가 쉬운 일은 일은 아니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마늘 정도는 ..
귀촌일기- 마늘쫑 따고 모내기 하고 옆집 아주머니는 마늘쫑 따기에 바쁘다. 안마을 남정네는 트랙터로 모내기 준비 써레질에 온종일 논에서 산다. 고추 심고 나면 모내기 철이고, 마늘 양파 캐고 나면 고구마 심고... 부젓갱이도 일어나 일을 도운다는 농번기 농삿철이다. 오사카로 댓새 코에 바람 넣고 돌아오니 나도 바쁘..
귀촌일기- 추억의 발라드, 농한기에 바쁜 사람들 계절의 흐름이란 똑뿌러지는 게 아니어서 농가월령에 농번,농한이 따로 없다. 아낙들 입동에 메주 쑤고 남정네 바섬 끝나면 그나마 입춘까지 두어 달은 허리를 펼 수 있기에 농한기라 한다. 팔도천지에 어느 마을이라 다를 가 끼리끼리 고스톱 소리에 나이롱뽕 화투짝이 날고 마을회관 ..
귀촌일기- 내가 담근 동치미, 잘 익었을 가 생각하니 오늘이 동지. 동지하면 팥죽. 팥죽엔 동치미다. '남자라고 못하나요?' 큰소리 빵빵치며 3주 전에 내가 담은 동치미. 오늘 먹어봐야지. 동지 팥죽과 함께. 동치미독 두껑을 이렇게 닫았는데 오늘 열면 동치미가 어떤 모습일 가. 물론 맛이 잘 들었을게다.
귀촌일기- 김장 후유증후군 각종 채소 쓰레기에다 멸치액젓 뺀 후의 용기들, 백철 솥 하며 김장 담근 후의 그릇들. 마당 한구석에 밀쳐두었다 오늘사 보니 멸치기름 범벅에 고추 양념 잔재들. 말라붙을대로 붙어 김장후유증 대책이 아리송하다. '때깔 안나는 일은 죄다 남정네가...' 오늘 이런 푸념을 했다. 밤에 비는..
귀촌일기- 남자가 담그는 동치미 30년이 넘은 이 김치통은 우리집 동치미 전용이다. 귀촌 전 아파트 때부터라 옆구리가 터졌어도 해가 갈수록 동치미 맛을 더해준다. 또 만나 볼수록 정답다. 해마다 동치미는 내가 담근다. 바깥에서 씻어 다듬는 일이 대부분인데다 그다지 힘든 작업도 아니어서 이까짓 쯤이야 해서 어느 ..
귀촌일기- 고춧잎 말리기, 고추장아찌 만들기 닷새 전, 된서리가 내리기 바로 전날, 따다 둔 고춧잎이 두 부대가 마당에 있었다. 버갯속영감님 댁 고추밭인데 걸어선 먼 거리여서 차를 대놓고 그날사 작정을 하고서 따두었기에 망정이지 미적미적 했더라면 올 가을에는 자칫 고춧잎을 놓칠 뻔 했다. 고춧일을 따다보면 덜 익은 풋고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