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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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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를 지나며 이른 아침, 웬일로 앞마당이 소란스럽다. 배나무에서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익어가는 단내를 맡고 까마귀 떼가 날아든 것이다. 어제 오늘 하룻새 날씨가 달라졌다. 우수수 바람소리가 스산하기조차 하다. 사방으로 활짝 열었던 거실 창문을 반 쯤 닫았다. 우렁차던 매미 소리도 한 풀 꺾였다. 칠월이라 맹추(孟秋)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화성(火星)은 서류(西流)하고 미성(尾星)은 중천(中天)이라. 늦더위 있다한들 절서(節序)야 속일소냐. 비 밑도 가볍고 바람 끝도 다르도다. 가지 위의 저 매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는고. 칠석에 견우 직녀 이별루(離別淚)가 비가 되어 성긴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제 아미(蛾眉)같은 초생달은 서천(西天)에 걸리거다...
귀촌일기- 박나물과 손님들 어차피 박 이야기가 나온 김에 박 이야기를 좀 더 해야겠다. 어제 저녁까지 튼실하게 잘 익어가던 박이 밤새 떨어져버린 걸 꼭두새벽에 바라다보는 순간 기분이 언짢았다. 전봇대서 까마귀가 울면 어김없이 침을 퉤퉤 뱉는 소리가 담부랑을 넘어 내 귀까지 들리는 옆집 아주머니의 습관..
귀촌일기- 꾀꼬리와 까마귀 그리고 두루미 두루미를 심판으로 하고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 시합을 하기로 했다. 시합을 앞두고 꾀꼬리는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러나 까마귀는 연습은 커녕 논에서 미꾸라지만 열심히 잡았다. 노래 시합 당일. 두루미 심판장 앞에서 꾀꼬리는 예쁘게 노래 불렀고 까마귀도 평소 실력으로 노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