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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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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밥값은 해야지요' 김장배추 이야기 '여기보다 더 좋은 배추밭 있으면 나와보라구그래!' 오늘도 김장 배추에 물을 준다. 파란 가을하늘이다. 동쪽으로 팔봉산. 서쪽으로 쌍섬이 바다에 떠 있다. 갯바람이 분다. 가로림만의 남단. 도내나루로 돌아서 내려가는 곳. 김장배추 밭이다. 똑같이 물을 주는데 한 쪽은 왜 이럴 가. 물 ..
귀촌일기- 박 응급조치, 사람들은 왜 재감이 없을까 대박감이라고 기대를 걸었던 박이 제 무게를 이기지못해 하루아침에 떨어져버렸던 일이 한달 전이다. 소 잃고 외양간은 고쳐야겠기에 땀깨나 흘리며 나머지 박의 안전점검과 대비를 강구했었다. 비슷한 실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되풀이하는 걸 가리켜 재감없다고 한다. 표가 우수수 떨어..
마을 총회,태안읍장 강의 듣고 모조도 내고 마을회관 앞마당에 단연 활기가 넘친다. 마을총회 하는 날이다. 일년 중 제일 큰 행사다. 곧 농번기가 시작되면 서로 얼굴 맞댈 시간이 없다. 부녀회의 노고가 크다. 총회는 이장 모조 받는 날이기도 하다. 이장님 활동비를 십시일반으로 마을 주민들이 갹출하는 것이다. 오늘 총회 비용은..
귀촌일기- 4.11총선, 폐교에서 투표하다 도내리,어은리,산후리 관할 태안읍 제4투표소. 지금은 폐교가 되어버린 어은 초등학교. 투표소 바로 옆 교실에는 태극기 아래 악보까지 그려진 교가가 정중히 놓여있다. 배구장 심판대. 누군가가 발을 딛고 올라서서 부는 호르라기 소리가 들리는 듯. 동상 셋을 교문 옆에서 만난다. 효자 ..
철수,영이,바둑이 "철수가 나오면 영희도 나오겠네. 국어책에도 나와있지 않느냐." "오늘은 철수, 내일은 영희냐." 얼마 전 누군가가 말했다. 모두 웃었다. 그러나 국어책에 '영이'는 있었지만 '영희'는 없었다. 여의도에 있는 사람들, 그 때 그 시절의 국어책을 제대로 보고 말을 했으면 좋겠다. -------------- 바둑아,바둑아 ..
다솔사 일기(6) 汝矣無門 1969年 1月30日(12.13) 木 曇後雪 열흘의 산사 생활을 끝내고 하산했다. 눈덮힌 다솔사 송림 사이로 이불보퉁이를 어깨에 짊어지고 내려왔다. '작품이 없다고 예술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김시습이, 서양에서는 조각가 자코메티가 보여주었다. 예술이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완성을 위해 다가가는 것이다. 1970年 1月31日(12.24) 土 晴 하산했다. 스무날도 못됐는데 내려가느냐고 혜담 스님이 말했다. 참는 것도 수양이라 인내가 없으면 성사를 할 수 없고 타성이 되면 대사를 이룰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 상현군을 만나러 갔으나 없어 섭섭했다. 백암과 윤달군이 절 아래 추동까지 바래다 주었다. 다솔사에 오는 것도 이젠 어려울 것 같다. 69년,70년 각각 열흘, 스무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