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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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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 막차로 돌아오다 싸락눈인지 우박인지? 요란하게 차창을 때린다. 메주 콩 알 만한 크기가 내 눈에는 우박이었다. 오랜만에 우박... ... 집사람은 고속버스 첫차로 나들이 서울 갔다가 막차로 돌아왔다. 진눈깨비 비바람을 피해 앞산 솔밭을 걸었지만 혼자 집을 지키는 게 오늘따라 허전하다. 過而不改라... 어깃장으로 세상 돌아가는 우중충한 모양새에 어수선한 날씨마저 심란한 하루.
석양에 돌아오다 해무가 두텁게 낀 이른 아침. 서둘러 집을 나섰다. 석양에 돌아왔다. 오늘은 집사람이 모처럼 친구 만나러 한양길을 다녀온 날. 여덟 명의 친구를 음식점에서 만났는데 코로나 방역 수칙으로 네 명씩 두 팀으로 나눠 각 방에서 식사를 했다나 어쨌다나.
서울로 간 뒤 나는 걸었다 집사람은 고속버스로 서울 올라가고 나는 걸었다. 날이 풀렸다곤 하나 겨울의 막바지 바람이 차다. 오늘따라 평소에 안가던 먼 길을 택했다. 마당에서 내려다 보면 멀리 남쪽으로 산등성이가 가지런한 어은 뜰이다. 코로나 시절에 굳이 둘이 올라갈 것 없다 해서 정기적으로 나 대신 병원에 가서 의사를 면담하고 약을 타 온다. 오늘도 꼭두새벽에 다시마말이 김밥 도시락을 쌌다. 버스 시간이 6시 40분이라 시장끼 땜빵용이다. 다른 남정네들이야 이럴 때 어떡하는지 모르지만, 남들이 갓을 쓸때 벙거지라도 쓰는 시늉을 해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다. 나중에 돌아와서 맛있게 먹었다는 한마디가 새삼 고맙다.
다시마 김밥 지난 주에 서울에 있는 병원에 올라가서 정기검사를 하고 내려와 오늘은 결과를 보는 날이다. 코로나 난리통에 둘이 올라갈 것 없이 집사람이 대신 갔다. 수면내시경에서 조직검사를 두 곳이나 했던 터라 한 주일 내내 기분도 어수선했을 뿐 아니라 식욕도 떨어졌다. 조직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었고 역류성 위산 과다를 계속해서 조심하라는 당부와 함께 처방약을 가지고 내려왔다. 캄캄한 새벽 6시에 집을 출발해서, 10시 의사 면담 10분에, 집에 되돌아온 시간은 오후 3시. 아홉 시간의 여정에 내가 한 일은 간식용 '다시마말이 김밥' 도시락을 만들어 괴나리봇찜에 넣어준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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