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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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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진주 남강 논개 애호박' 고향 진주, 애호박을 충청도 태안에서 만났다. 경상도 애호박이 어찌 충청도까지...
비 내리는 흥주사 내리는 비를 뚫고 읍내 칫과병원에 갔더니 앞서 기다리는 손님이 없었다. 누구나 궂은 날은 움직이기 싫어한다는 반증. 이런 날도 다있구나 반색하며 막바로 치료를 받긴 했는데 되레 시간이 붕떠 허전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보나 하며 돌아오는 길목에 발길을 흥주사로 돌렸다. 비내리는 날의 산사. 그야말로 적막강산이었다. 받쳐든 우산에 갸날프게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 만세루 돌계단을 올라 대웅전 앞에 이르렀더니 비구니 스님 한 분이 문을 열어 빠끔히 내다보며 ' 어떻게 오셨냐?'고 묻는다. 아무도 찾지않는 비 내리는 이런 날, 스님도 심심하셨던가? 아님 어느 한 남정네가 절간을 어슬렁거리는 게 수상했던가? .... .... 반가운 건 요사채 앞뜰에서 발견한 방아잎. 충청도 절간에서 경상도 방아를 가져다 ..
귀촌일기- <관촌수필>에서 읽는 내고향 1. 내 고향은 경남 진주다. 정작 고향마을은 시내 도심지에서 십여 리 떨어진 산간 한촌이다. 이런저런 대소사로 간혹 내려가긴 하나 종종걸음치며 되돌아올 뿐 고향땅을 차분하게 마음먹고 밟아본 건 16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쌍나란히 있던 동구 밖 저수지며 마을 들머리 삼거리 샘터는 ..
귀촌일기- 단기4288년 9월 24일 나의 일기 단기 4288년은 서기1955년이다. 내가 국민학교 2학년으로 여덟살 때다. 일기장 표지에 'No 2'가 쓰여있는 걸로 보아 두 번째 일기장인듯 한데 첫 일기장은 남아있지않아 아쉽다. 64년 전, 1955년 9월 24일, '일가 친척들과 산소에 성묘를 갔다가 돌아올 때는 아저씨 자전차에 실려왔다'는 이야기. ..
귀촌일기- 쑥의 계절 어제 내릴듯 말듯 슬그머니 내린 봄비에 하룻밤새 쑥이 쑥쑥 자랐다. 앞마당 양지녘에도 축대아래 둔덕에도 온통 쑥이다. 봄 하면 역시 쑥이다. 누군 봄의 전령사라 했고, 누구는 봄나물의 대명사라 불렀다. 내가 자란 경상도에서 도다리 쑥국이 깔깔한 봄철 입맛을 잡아주었다면 지금 내..
귀촌일기- '버갯속영감'과 어느 독자의 방문 내가 경상도 두메에서 충청도로 왔듯이 이분은 오지 여기서 경상도로 가신 분. 버갯속 영감님의 막내동생. 소싯적 20대 청년 시절에 이런저런 살 길을 찾아 대구로 갔는데 어언 50년이 지났으니 경상도 사람이 다 되었다는 것. 하지만 외지 사람 충청도내기로 살아온 애환이 말 가운데서 ..
귀촌일기- 식탁의 봄맛 두 가지...풋대마늘장, 머위쌈 며칠 전에는, 밭둑에 자라는 소리쟁이를 따다 된장 풀어 끓인 국이 봄 기운을 일깨웠다. 소리쟁이 시원한 국 맛은 마치 아욱국이나 근대국과 같아서 잎새가 어릴 이 맘 때만 먹는 계절 음식인 걸 경상도 촌놈이 충청도 양반골 와서 알았다. 흔히 말하는 음식문화가 지방마다 다른 것이다. ..
귀촌일기- "충청도 말이 느리다구요?" 충청도 말씨가 조용조용하다구요? 천만의 말씀. 충청도 말이 느리다구요? 모르시는 말씀. 충청도 귀촌 10여 년에 내린 결론이다. 어느 자리에서 사례를 들어 이야길 했더니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없는 걸로 보아 틀린 말은 아닌 모양이다. 경상도가 우악스럽고 시끄럽다는 면에서 원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