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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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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망둥어 재발견 오늘 느지막한 시간. 마실에서 돌아온 집사람을 따라 망둥어가 우리집에 왔다. 정갈하게 말리고 곱게 다듬은 망둥어.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 망둥어는 호프집 노가리보다 못한, 이런저런 이미지로 별 볼 일 없는 걸로 알았는데 이곳 충청도 갯가에 와서 먹을수록 진맛이 있다는 걸 ..
귀촌일기- 도내나루 가는 길 요즘 매일 그렇다. 느적이며 걸어도 10 분 안에 닿는 곳. 팔봉산 능선 끝자락에 아침해가 솟아오를 무렵이면 쌍섬이 떠있는 도내나루로 간다. 쌍섬 너머로 보아는 산이 이화산이다. 만조 시간이 되면 바닷물에 잠기는 나문재가 있다. 함초 사촌이다. 두어 소꿈 솎아오면 아침 찬꺼리가 된..
귀촌일기- 게 장마철이 맞다. 우리집이 갯가, 해변가가 맞다. 해마다 이 맘 때면 밭둑에 게가 어슬령거린다. 황발이. 꺽쟁이. 능젱이. 칠게. . . . 무슨 요량인지는 몰라도 비닐 멀칭 밭둑을 넘어야 하는데 미끄럽다.
귀촌일기- 오늘의 반찬 '고시랭이 무침'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그럴듯하다. 해조류는 이런 맛에 먹는다. 재래시장 건어물 좌판 아주머니의 강력 추천이 오늘 통했다. 나문재완 또 다르다. 나문재는 갯가 모래톱,돌틈에서 자란다. 고시랭이는 바닷물에서 건져 올린 듯. 이른 아침, 산보 삼아 비닐봉지 하나 들고 도내나루 갯가로 ..
귀촌일기- 80대 부부의 거리는 몇 미터일 가 매일 우리집 뒤를 오가시는 80대의 부부. 물때에 맞춰 바다로 가고 바다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개펄에서 바깥양반은 낙지를 잡고, 안사람은 굴을 딴다. 오손도손 얘기도 해가며 나란히 걸어도 좋으련만 영감님이 멀찌감치 앞서 걸어간다. 영감 할멈이 나란히 걷는 걸 한번도 못봤다. 오늘 ..
귀촌일기- 바닷가의 배추밭 그리고... 도내나루 내려가는 갯가에 우리 배추밭이 있다. 며칠 전 내린 비에 부쩍 자랐다. 일교차가 클수록 잘 자란다. 배추밭 옆에는 풀들. 꽃들.
귀촌일기- 굴뻑 굴 집 뒤로 보이는 구도항의 불빛이 아른아른하다. 하늘에는 별도 총총하다. 근래에 보기 드문 날이다. 밤새 진도에서는 좋은 소식이 있으려나. 마실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오른손에 무겁게 든 건 굴뻑이다. 저녁밥상의 변화는 마실에 기인한다는 걸 안다. 하나하나 어렵게어렵게 까서 먹..
귀촌일기- 마누라의 우리집표 감태 만들기 감태 한 장도 못건진 지지난해와 같은 해도 있는가 하면 이번 겨울은 감태 풍년이었다. 감태로 집집이 2천만원을 했니 3천만원을 했니 하는 말들이 돈 지 오래다. 늘상 음력 설이 지나면 감태 농사는 한풀 꺾였으나 올해는 다르다. 개펄에 아직도 새파랗게 자라는 감태를 두고 볼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