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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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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순 터주기, 복토 멀칭 비닐 사이로 감자순이 보인다. 며칠 사이에 많이 자랐다. 씨감자를 심은지 꼭 한 달만이다. 이제 감자 순을 비닐을 커트 칼로 갈라서 터주어야 한다. 제때 터주지 않으면 한낮 햇살에 기온이 올라 비닐 안에서 익어버린다. 새순이 차례차례 올라오기 때문에 올라오는 족족 터주는 작업을 당분간 해야 한다. 오늘은 첫 날이기에 터주기만 하고 복토는 내일 하기로 했다. 감자밭 좁은 고랑에서 허리를 꾸부리고 쪼그려앉아 하는 작업이라 무리하게 덤벼들 일이 아니다.
감자 새 순이 보인다 이제 혹시나 해서 오늘 감자밭에 가보았더니 역시나 새 순이 올라왔다. 멀칭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보고 싶을 때 보여주는 게 반갑다. 씨감자를 심은지 꼭 3주일만이다. 하나가 시작이다. 금새 여기저기 경쟁하듯이 돋아날 것이다. 고랑을 다니며 비닐을 뚫을듯 솟구치는 감자순을 터주어야 한다. 6 월 하지 무렵에 캔다. 그래서 하지감자라 한다.
올 첫농사, 씨감자 심기 완료 나흘동안 고전했다. 밭갈이 한 다음 공교롭게도 큰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비에 갓젖었을 땐 장화 발 아래 밭고랑이 질척거렸고 마르니 밭이랑의 흙이 딱딱하게 굳어 씨감자 꽂아넣는 손목에 힘이 들었다. 올해 첫 농삿일. 감자 농사... 석달 뒤 초여름 유월 어느날, 여기서 뽀얀 햇감자가 나올 것이다.
감자 심기, 첫날 엊그제 내린 비는 나에겐 참 못마땅한 비였다. 감자 심는데 차질을 주었다. 밭갈이를 하자마자 씨감자를 놓아야하는데 예상 외로 많이 내린 비로 밭고랑에 물이 고이고 온통 진흙밭 진창이 되었다. 이틀동안 햇볕에 밭이 마르기를 기다려 이제나 하며 오늘은 씨감자 바케쓰 통을 들고 발을 들이다보았더니 아직 덜말랐다. 장화가 빠진다. 삽에 찰흙이 엉겨붙는다. 지나가던 동네 할머니도 "이따 해유. 힘들어유..." 하며 말린다. 건너편 산비탈에서 나무 베기 작업을 하던 어촌계 김 계장도 찾아와 하루이틀 더 기다렸다 하라고 거든다. 도리없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퇴각.
해질 무렵의 영농계획 달포 전 서울 딸아이집에 갔다가 외손녀 서가에서 뽑아온 책이 몇 권 있었다. 그 중에 한 권. '씨앗'. '역사를 바꾼 위대한 알갱이'. 쌀, 밀, 감자, 고구마, 옥수수 이야기가 나온다. 이제 추위가 풀리면 맨먼저 감자를 심어야 한다. 올핸 고구마를 줄이고 옥수수 재배를 크게 늘일 참이다. 요새 갑자기 군것질 뻥튀기 옥수수에 필이 꽂혔다.
귀촌일기- 밭에 일하러 간다(1) 하루종일 카톡으로 100통 가까운 문자가 들어왔다. 10월 9일. 광화문. 나는 시골에 엎드려 앉아 유튜브로 용만 쓴 하루다. - - - - - 흙을 만지면 기분이 좋다. 상쾌하다. 즐겁다. 흙냄새를 아세요? - - - -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오늘도 감자를 캤다. 다들 하지감자라는데 나는 지금도 캔다.
귀촌일기- 흙에 산다는 것 어젠 예초기를 돌려 잡초를 잘랐다. 아직도 덜 캔 감자가 있다. 오늘도 감자를 캤다. 고구마를 캐는 계절에 감자라... 감자는 언제나 감자. 고구마 캐는 시절이라 해서 감자가 고구마로 되는 건 아니다. 해질 무렵에 채마밭에 물 주는 일은 일과. 김장배추는 파랗게 날로 잘 자란다. 고자리..
귀촌일기- 아침 밥상의 어제와 오늘 어제까지는 감자. 추분날 아침. 오늘 처음으로 햇고구마가 등장했다는 것. 계절은 식탁을 새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