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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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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팔봉산 감자축제 팔봉산 감자축제가 열리는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는 우리집에서 차로 5분 거리다. 남의 동네 같지만 이웃이다. 코로나로 3년만에 축제다. 어제 첫날 갔다가 너무 붐벼 입구에서 차를 되돌렸다. 오늘 끝날 무렵에 다시 찾아 갔다. 올해 팔봉산 감자 축제가 21회. 나의 귀촌 햇수와 거의 일치한다. 축제 초장기부터 봐 왔기에 애정을 가지고 해마다 잊지 않고 둘러본다. 축제란 으레 사람 구경이다. 많은 인파 속에 휩쓸리면서 아는 사람들을 만난다. 반갑다.
요란했던 장맛비 첫 장맛비 치곤 요란했다. 호우에 비바람까지 동반했다. 예고가 있었던터라 단도리를 한답시고 했으나 넘어져 쓰러지는 건 쓰러지고 뿌러지는 건 뿌러졌다. 캐두고서 미처 거두어 들이지 못했던 감자가 밭에 그대로 있었다. 하얀 감자가 하룻밤 비바람에 씻기고나니 더 뽀예졌다. 그 새 알토마토와 대추 토마토가 발갛게 익어간다. 덜익은 파프리카가 제 무게를 못이겨 몇 알 굴러 떨어졌다. 떨어지는 녀석이 있어야 익어가는 놈도 있다. 첫 장맛비에 뒷북. 아무런 일이 없었 것처럼 지줏대를 다시 세우고 묶어주었다. 햇살을 받아 지열이 올라온다. 땀 난다. 바야흐로 곧 삼복이다.
바로 이 소리... 툭! 탁! 투둥! 듣기 참 좋은 소리다. 캔 감자를 담을 때 나는 소리. 툭! 탁! 투둥! ... 찌그러진 알루미늄 바께쓰를 울리며 나는 그 소리. 유월을 지나 오늘이 7월 초하루. 하지감자라는데 아직도 캘 감자가 남았다. 아침나절이면 감자를 캔다. 툭! 탁! 투둥!
감자칩 만들기에 재미붙였다
햇감자, 맛보기로 캐다 올해 햇감자. 사둔 감자가 없다며 집사람이 한번 캐보자기에 그렇찮아도 궁금하던 차에 맛보기로 한 포기를 캤다. 씨감자를 심은지 85일만이다. 뽀얗게 그렇듯하게 자라긴 했으나 씨알이 굵어지는 비대기를 거쳐야한다. 하지무렵에 캔다고 해서 하지감자. 지금부터 한달 가량 남았다. 마트에 갈 필요도 없이 이제부터 슬슬 한 포기씩 캐다 먹으면 된다. 이런게 귀촌의 묘미.
매실이 익어간다 축대 아래 잡초 풀베기 하느라 밭 안쪽으로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감자꽃이 피었을라나. 오늘 읍내 다녀올 때 보니 누군가의 감자밭에서 감자꽃이 보이던데...
감자농사의 맛 씨감자 한 상자를 심어 30 상자를 생산한다고 하나 이건 프로 전문 농부의 영역. 올해 20 키로 수미종 씨감자 한 상자를 심었는데 달포가 지났다. 한창 자랄 때다. 하지 무렵에 캔다. 두어 달 남았다. 얼마나 나올지 해마다 이맘 때면 늘 궁금하다.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도 우리집 감자밭을 보고선 감자농사가 잘 되었다고 다들 칭찬을 하기에 올해따라 기대가 크다. 이 맛에 농사를 짓는다.
부부가 함께 쓰는 귀촌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