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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다 만 감나무 대봉감. 힘에 부쳐서 먹을 만큼만 땄다. 감나무에 달린 홍시 임자는 지금부터 따로 있다. 우리는 이를 자연의 순리라고 한다.
대봉과 석류의 계절 밤이 지나고 햇살이 부실 때 빨간 알알이 석류는 웃는데 차가운 별 아래 웃음이 지면서 메마른 가지에 석류 한송이 가을은 외로운 석류의 계절... 그러나 빨간 알알이 벌어진 석류의 가을은 아직. 50년 전 쯤인 가, 이라는 노래가 있었지. 대문간 입구에 축 늘어져가는 석류 한송이를 보며...
만추
감을 따면서 홍시로 익어가는 감나무 주변이 갈수록 요란하고 소란스럽다. 작년에 비닐 하우스에 걸어두었던 감따기 장대를 찾아 양파망으로 감망을 만들어 감따기 준비를 했다. 감 따는 묘미는 감나무 가지를 뚝뚝 뿌러뜨려가며 따는 거다. 똑같은 일이라도 맛이 다르다. 높게 달린 홍시는 직박구리나 까치떼 날짐승들에게 내 주기로 작정하고 낮은 가지에 열린 감부터 세월아 네월아 하고 쉬엄쉬엄 따기로 했다. 숫자를 헤아려보니 300 개, 석 접은 가뿐히 될성 싶다. 이틀동안 딴 감은 재활용으로 빈 보루박스에 넣어 보관했다. 두 박스에 70 개다. 곧 홍시가 될 것이다.
까치밥이라기엔... 감따기 만추... 농촌의 서정. 까치밥. 대문간 단감나무에 달려있는 감이 산새 들새에게 까치밥으로 남겨두기엔 너무 많다. 들며 나며 수시로 부지런히 딴다. 실은, 고개를 고추 세우고 하늘을 쳐다보며 장대를 들고서 장시간 딸 수가 없다. 몇 개야 운동 삼아 재미 삼아라지만 일이 되고보면 힘이 든다.
할아버지와 손자, 감 따기 다섯 살이다. 애들이 자라는 걸 보면 금방이다. 서너 달 만에 보니 많이 자랐다. 오자마자 단감 따기에 단단히 재미를 붙였다. 귀촌의 낙은 이런 즐거움이다. 제깐 놈이 감을 얼마나 딸까마는 이젠 따야하는 감 딸 계기를 마침 만들어 주었다. 몇 개나 될가, 3대가 달겨들어 단감을 절반 가량 땄다. 나머지는 여전히 내 몫.
귀촌일기- 이젠 감을 따야 할 때 어쩌다 잠시 한줄기 햇살이 비치다 지나갔다. 비가 오면 바람이 자던지 비가 내리고 바람마저 분다. 여러날 째 날씨가 스산하다. 감나무잎이 다 떨어졌다. 가지가 앙상하다. 대봉 홍시가 드러났다. 감나무 잎이 모조리 떨어진 건 요란했던 비바람이 아니라 어느날 새벽녘에 조용히 내린 ..
귀촌일기- 감식초 맛...어떨까? 감나무는 해거리를 한다. 올해는 작황이 신통찮다. 한 그루 있는 단감나무는 일찌감치 떨어졌고, 대봉감은 두어 그루만 그나마 체면치레다. 작년은 감 풍년이었다. 겨울내내 대봉 홍시를 실컷 먹었다. 감식초를 담가야할 정도였다. 발갛게 익어가는 대봉감을 보니 작년에 담근 감식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