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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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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림만의 남쪽 저녁무렵에 앞뜰을 걸었다. 도내수로 방죽을 따라 갈대밭이다. 여기도 바다였다. 40여 년 전 바다를 메꿔 간사지 논을 만들었다. 1.5키로의 방조제가 육지와 바다를 가른다. 썰물로 빠지면 갯벌, 밀물이 들면 바다다. 쌍섬이 나란히, 뒤로 이화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렀다. 여기는 태안반도, 가로림만의 남쪽.
귀촌일기- 45년전에는 바다였다 마당에서 언덕바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앞뜰. 바다였다. 가로림만의 남쪽 끝자락. 하루에 두 번, 호수가 되고 개펄이던 바다. 어느날 제방을 막아 간사지가 되었다. 이를 두고 상전벽해라던가. (모바일로 블로그 올리기 첫 연습이었습니다. 시도해보니 되네요.)
귀촌일기- 붕어들의 아우성, 이를 어쩌나? 앞뜰 50만 평 논은 1975년에 바다를 막아 조성한 간사지이다. 저수지 넓이만 15만 평이다. 모내기가 끝나자 물이 마른다. 바닥이 드러난다. 날씨마저 갑자기 더워지자 시원한 곳을 찾아 수문 쪽 하류로 밀려 내려온 붕어떼가 아우성이다. 비가 너무 안온다. 옛날 같으면 나랏님이 기우제라도..
귀촌일기- 굴전과 감태전의 계절 우리 마을을 '안도내'(안島內)라 부른다. 육지이긴 한데 학의 목처럼 잘룩하게 연결되어 마치 섬처럼 저 안쪽으로 뚝떨어져 있는 모양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상전벽해 아닌 벽해옥답이라고 할 가, 1975년에 남쪽으로 난 바다를 제방으로 막아 40 만평의 간사지가 조성되므로서 그런 옛..
귀촌일기- 도내 간사지와 통일벼 ...영감은 자세를 고추 세웠다. 이 쯤 되면 영감의 머리는 씨줄 날줄 얽인 과거사가 빠르게 줄을 섰다. “조, 간사지가 일백오십 정(町)이여. 원뚝 길이가 육백 오십 메타구.” 육백 오십 미터의 제방 안에 백 오십 정보(町步)의 논이 있었다. 그동안 나는 그저 길쭉하고 넓디넓은 논으로 만 ..
귀촌일기- 앞뜰 가을걷이 시작되다 구월이라 계추되니 한로 상강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 기러기 언제 왔노 벽공에 우는 소리 찬이슬 재촉는다... 농가월령가 9월령의 첫마디. 어제가 한로, 보름 뒤면 상강. 제비는 강남으로 가고 기러기는 북쪽에서 날아온다. 철새들이 교대를 하는 시기. 찬이슬이 서리 되기 전에 추..
귀촌일기- 철새가 나는 앞뜰 “나, 도내(島內) 이장, 이십팔 년 했시유.” 버갯속 영감은 평석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우리 집 마당 오른편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 밑에는 널따란 돌팍이 있는데 나는 평석이라 부른다. “조 앞, 간사지(干瀉地) 말이유. 조거 내가 막았슈.” 영감은 턱으로 툭 트인 들판을 ..
귀촌일기- 새벽을 여는 사람들 아침해는 그 한참 뒤에 떠오른다. 앞뜰 간사지 논에 노랗게 햇살이 비친 후 비로소 꽁바우 능선에 해가 떠오른다. 새벽이 바쁘다. 대문 나서면 바로 보이는 이웃집 밭. 어젠 식전에 트랙터가 밭갈이 하더니 세 여인, 식전부터 오늘은 종일토록 심는다. 마늘이다. 마늘 심는 때다. 가을이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