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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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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3개, 상추 2 포기 상치는 아침저녁 일교차가 클 때 생기가 펄펄 돋아난다. 이맘 때다. 채마밭에는 적상치와 청상치가 탐스럽다. 지난 여름을 마감하지 못한 토마토와 가지가 새삼 반갑다. 가을은 하릴없이 깊어만 가는데. 얼마나 놀랐던가? 43년 전, 오늘이 그 날.
가지, 오이...한양에 가다 며칠 동안의 집사람의 서울행에 동행한 우리집 채마밭의 채소들... 오이, 가지, 브로콜리, 미인 고추 몇 개. 가지와 브로콜리는 올해 첫 수확으로 처음 딴 것이다. 그게 뭐 별 거냐고 할지 모르지만 심어서 기르고 가꾼 나로서는 이런 재미가 쏠쏠하고 특별하다.
지못미!...올해 마지막 가지나물 음식도 제철이 있다. 식재료 채소가 일년내내 채마밭에 있는게 아니다. 노지재배 작물일수록 더 그렇다. 한동안 소나기 퍼붓듯 열렸던 가지가 끝물이다. 아침저녁으로 건들바람이 일자 가지꽃이 작아지고 열렸던 가지가 꼬부라졌다. 시엄시엄 내리는 늦여름 장마에 부추는 아직 신났다. 그러나 부추도 두어 주일 지나면 꽃대가 올라오고 잎이 어새지면서 마른다. 김장배추를 심기 위해 늙은 가지가 주렁주렁 달린 가짓대를 들춰 뽑아내는데 언젠가 한동안 유행했던 말, '지못미'가 뜬금없이 왜 떠오를까.
농부의 퇴근길, 바구니에는...
비 오는 날의 채마밭 엊저녁까지만 해도 비 소식이 없었는데 오늘 꼭두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지난 주말 뜻밖의 춘사로 사나흘 채마밭 발걸음을 걸렀기에 오늘 내리는 비는 고맙기 그지없다. 물 주는 일을 덜어준다. 비가 와도 비를 맞으며 서둘러 이른 아침에 채마밭을 다녀왔다. 오늘 첫물로 딴 가지 한 개와 미인고추 다섯. 대파 다섯 뿌리, 이 또한 반갑고야. 나를 즐겁게 한다.
가지와 풋고추 "우리가 한햇동안 먹는 상춧값 채솟값만 얼마나 될까?!" 버릇처럼 매양 하는 문답을 오늘도 집사람과 나눴다. 봄 이후 여름을 지나 지금까지 푸성귀를 마트나 시장에서 사다먹은 적이 없다. 텃밭 채마밭이 있다는 장점이자 내가 직접 가꾼다는 이점이다. 입동, 소설을 지나 김장철. 배추 김장무 대파야 지금이 제철이다. 그러나 가지와 풋고추. 무서리 된서리 노지 칼서리에 모양새는 다소 흐트러져도 꿋꿋한 기상이 고맙다. 휘어꼬부라진 가지 하나, 똥짤막해진 고추 한 개에서 신의와 성실을 배운다.
올해 농사계획(4) 파프리카,토마토,미인고추 모종을 심었다. 그저께 사다둔 모종을 오늘 심었다. 하우스 안에 너무 오래 쟁여두면 안되겠기에 계속 불어대던 바람이 수꿈해지는 틈을 타 결단을 내린 것이다. 빨강파프리카,노랑파프리카,주황파프리카 각각 둘, 찰토마토 다섯, 대추토마토 셋, 가지 다섯, 미인고추 열 개다. 평소보다 널찍널찍하게 심..
올해 농사계획(3) 모종시장 돈값 없다 모종시장에서 사온 모종은 미인고추 10개, 찰토마토 다섯, 가지 다섯에, 파프리카 주황색 둘, 빨강색 둘, 노랑색 둘이었다. 사오긴 했으나 바람이 너무 불어 밭에 내다 심지는 못했다. 대야에 담아두었다. 4월 말 5월 초, 지금이 피크, 모종시장으로선 단대목이다. 일 주일 동안 매달렸던 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