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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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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폭우, 모종은 안녕하신가? 밤중에 비가 많이 왔다. 잠결에 듣자하니 폭우다. 마당에는 대파 모종이 있고, 밭에는 배추모종이 있다. 배추모종은 심는 도중에 갑자기 비가 내려 그대로 밭 이랑 위에 두고서 퇴각을 했었다. 비는 그쳤다. 오늘 첫 작업은 배추 모종을 마저 심는 일. 옆에 토마토 밭을 다시 일구어 대파 모종을 심었다. 명색이 오늘부터 가을인데 왠 비는 이렇게 오며 깍다귀는 이다지도 성가신지고.
아! 밤송이에 가을이...벌써 아랫밭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옆에 밤나무. 보았더니 밤송이에 어느새 가을맛이 든다. 가는 여름을 되붙잡으려나 매미떼는 도처에서 울어제끼고.
태우는 계절...가을은 깊었네♬ 옆집 아주머니가 거북데기를 태운다. 들깨 타작을 마친 뒤 마른 들깻대다. 논두렁 밭두렁 여기 저기서 하이얀 연기가 난다. 구수한 냄새가 번진다. 해마다 이맘때 우리 시골의 정취. 우리밭에도 태울게 많다. 옥수숫대, 해바라기대, 콩대... 바람 없는 어느날을 택해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태우리라. 익어가는 가을이 이래서 좋다.
2020년 가을 마무리 제나 저제나 끝낼가 달막거리며 붓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다시 보면 볼수록 뭔가 미진한 캔버스 화폭. 11월이 가기 전에 싸인을 하고 말았다. 나중에 다시 고칠 땐 고치더라도... 초가을 앞뜰 도내수로.
차고 위에 감나무가 있었네... 우수수 낙엽지는 가을은 쓸쓸하다. 며칠 새 감나무 잎은 모두 떨어지고 홍시 만 남을 것이다. 대롱대롱 빨간 홍시. 홍시가 되도록 산새 들새들이 그냥 둘까.
가을 고양이...'봄은 고양이로소이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잠든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언제부터인가 우리집을 제집처럼 무시로 드나드는 고양이가 있다. 들고양이다.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라는 시를 생각한다. _ _ _ 선입견으로 잠재된 감흥이랄가 분위기라는 게 있다. 고양이 하면 아무래도 봄이다.
땅콩을 심는 뜻은? 도내수로가 가로지르는 앞뜰. 언덕바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들녘은 모내기 준비로 한창이다. 쓰레질하는 트랙터 엔진 소리가 한동안 숨가쁘더니 조용하다. 잘 닦아놓은 체경 같다. 모내기를 앞두고 모판을 논 가장자리에 한줄로 가지런히 내다놓았다. 어린 볏모를 대엿새 논에 적응시..
납작붓을 들고 사과나무에 갔더니... 사과나무가 둘 있다. 아랫밭에는 '미야마 후지'라는 일본 개량종의 사과나무이고 마당에 있는 건 우리나라 '홍옥' 비슷한 토종이다. 사과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유화 납작붓을 들고 사과나무를 찾아갔다. 붓으로 꽃술을 털어주면 착과에 도움이 될가 해서다. 붓을 이리저리 굴리니 꽃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