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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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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풀깎기...아직 여름 장마를 핑계로 마당에 잡초를 한 달여 방치해 두었더니 제 난양이다. 너무 웃자라 오늘은 초벌을 깎고 내일 다시 마무리를 해야겠다. 예취기를 들어보니 아직 여름은 가지 않았다. 해거름인 데도 덥다. 땀난다.
대봉과 석류의 계절 밤이 지나고 햇살이 부실 때 빨간 알알이 석류는 웃는데 차가운 별 아래 웃음이 지면서 메마른 가지에 석류 한송이 가을은 외로운 석류의 계절... 그러나 빨간 알알이 벌어진 석류의 가을은 아직. 50년 전 쯤인 가, 이라는 노래가 있었지. 대문간 입구에 축 늘어져가는 석류 한송이를 보며...
마당에도 가을이... 우수수 느티나무 잎이 바람에 진다. 앞 계단 옆에 모과도 제 무게에 자유낙하했다. 이름 모르는 꽃들... 가을 야생화다. 해마다 그 자리에서 혼자 피고 진다. 우리집 가을은 온통 노랗다.
가을, 서울에서 만나다
앞뜰, 야콘 밭 너머로 보다 저물어가는 가을이 보인다. 벼 추수 콤바인 엔진 돌아가는 소리로 며칠 왁짜하던 앞뜰은 다시 조용해졌다. 잠깐 사이에 가을걷이가 끝났다. 우리밭에 야콘은 이파리가 아직 싱싱하다. 첫서리가 내리고 누릿누릿해져야 땅밑에 야콘을 캔다. 토란도 비대기를 거치며 한창 여물어 간다.
가을 하늘은 파랗게 익어간다 뽑아버릴까 하다가 그냥 둔 토마토 두 그루... 큰 토마토와 알토마토. 한바탕 제철이 지났는데도 꽃이 피고 토마토를 열어준다. 오늘도 아침 햇살을 받으며 토마토를 땄다. 파란 하늘, 빨간 토마토.
대추 따는 날 명색이 천고마비 가을인데 무슨 비가 이리도 자주 온담? 대추를 따다 말고 철수. 내일 다시 따기로 했다.
나팔꽃과 메꽃 코스모스만 가을이더냐, 메꽃이 한창이다. 사람들이 씨앗을 뿌려 마당에 심으면 나팔꽃, 저절로 산야에 나서 자라면 메꽃이라고 어느날부터 나는 정의했다. 보기에 똑같기 때문이다. 까칠한 시멘트 전봇대를 타고 올라간 메꽃... 멀리 팔봉산 능선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