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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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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간 만추... 그리고 간월암
가을,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지나가는 바람에 우수수 낙엽이 진다. 아직 단풍 전선이 멀리 있는 줄 알았다. 우리집 마당 느티나무에 어느새 가을이 내려앉았다. 스산하다.
윤슬 가을은 하늘이다. 푸른 하늘, 흰 구름. 그리고 윤슬.
부추꽃,방아꽃이 피면 가을이다 요즘, 오가는 크고 작은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다. 가을꽃 하면 역시 코스모스다.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면 벌써 가을인가 하고 일깨워 준다. 김장채소 밭에 한동안 매달렸더니 그새 부추 밭에 부추꽃, 집 뒤 안에 방아꽃이 활짝 피었다. 누가 보거나 보지 않거나 때가 되면 핀다. 가을이면 핀다.
재덕엄마의 외출 한동안 안보이던 안동네 '재덕 엄마'를 산봇길에 만났다. 말이 새댁 누구누구 엄마지 여든이 넘었다. 길가 그늘에 퍼 질러 앉아 다리를 주무르면서 쉬고 있었다. 왠일로 나오셨냐고 물어 봤더니 대답 대신 까만 비닐 봉지를 열어 보여주었다. 상수리를 주으러 멀리까지 힘든 걸음을 한 것이다. 오동잎 지면 그렇다더니 상수리 도토리가 익어 떨어지면 가을이다. 아, 가을은 익어 절로 떨어지는 계절... ... 오늘 아침에 나도 밤나무와 대추나무 밑에서 밤송이와 대추를 주웠다. 요즘 매일같이 밤송이와 대추 줍는 것도 일이다. 재깍 줍지 않으면 기렸다는 듯이 벌레 곤충들이 들여 붙는다.
성큼 다가서는 가을 밤송이 가시에 찔린다고 밤나무 밑에서 알밤을 줍지 않는 바보는 없다.
가을, 익어가는 것들 대문 간 옆에 배나무. 얼마나 익었을까? 드나들 때마다 들여다 본다. 초여름에 씌운 봉지 속에 배가 영글어 간다. 언제쯤 에나 딸까?
가을인가봐... 가을빛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