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하신다구요?

박꽃과 여승

오 솔 2020. 7. 5. 04:43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이른 아침 거실앞 창가에 한 송이 박꽃을 보니 갑자기 이 시가 생각났다. 하이얀 고깔을 쓴 여승의 이미지가 하얀 박꽃과 연결되어진 것이리라. 두 볼에 흐르는 빛이런가, 수줍디 수줍은 박꽃은 어제 밤새 내내 홀로 피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