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11

(41)
도내리 오솔길
11월 5일의 약속
만추, 일 삼아 놀이 삼아 입동이 코 앞, 상강을 지나면서 무서리가 내려도 몇차례나 내렸는데도 알토마토 한 그루는 건재하다. 쉬임없이 열어준다. 기특하다. 한동안 가차없이 날아들던 날새들이 왠지 요즘 뜸하다. 굳이 우리집 감나무 홍시가 아니라도 여기저기 들릴 데가 많은가 보다. 익어가는 가을... 서두를 것 없다. 눈에 보이면 오다 가다 몇 개 씩 딴다. 일로 삼으면 힘이 든다. 만추의 묘미는 이런 것.
평석 위의 낙엽 낙엽 조병화 세월의 패잔병처럼 보도 위에 낙엽이 깔려 뒹굴고 있습니다 나는 낙엽을 밟기가 안쓰러워 조심조심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낙엽은 나를 보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me today you tomorrow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농협 부부조합원 탄생 ... 우리 마을에 부부 조합원이 더러 있다. 부부가 모두 농협의 조합원이어서 농협 모임에 같이 나들이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부녀 조합원 만의 혜택이 별도로 있다. 교육도 있고 각종 바우처로 운동, 나들이 관광도 있다. 오래 전부터 '같이 다니면 좋을텐데 왜 가입 안하느냐'는 마실길 이웃 아낙들의 채근과 부추김에 집사람도 가입키로 했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 어울릴 수 있다면야 기회가 많을수록 좋다... 작년 5월 13일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남편이 조합원이더라도 부녀자가 농협조합원 가입 신청을 하자면 별도의 농자재 거래 실적이 있어야 하기에 그동안 농자재마트에서 내 명의로 구입해 왔던 농자재를 모두 집사람 명의로 돌려 실적을 쌓는 등, 기다려야 했다. 지난 9월 30일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더니 며칠 전..
손 털었다? 개운하다. 마늘과 양파 농사는 이제부터 내년 6월까지 기다리면 된다. 동밭과 서밭이라 부르는 두 군데 짜투리 밭에 오늘로서 호남마늘과 자주양파를 다 심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시원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웃에서 육쪽마늘을 심고 종자가 남으면 나에게 주기로 약속했기에 '먹다남은 개떡' 처럼 어정쩡하게 빈자리를 남겨두었는데 날은 추워지고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모종시장에서 자주양파 모종 한 단을 사와서 마저 심어버린 것. 약속했던 본인들이 아무런 이야기를 않는데 가을걷이에 바쁜 사람들 붙들고 마늘종자 남았냐고 새삼 물어볼 수도 없어 아예 단안을 내려버렸던 것이다. 실은 호남마늘 종자도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심고 남은 걸 얻어왔던 것이었다. 쪽파, 양파, 마늘 등등 남은 종자는 흔히들 이웃에 나누어 주는 미..
토란밭에 알토란이 궁금해서... 한 포기를 캐봤더니...
11월, 가을은 요란하다 우리집 동쪽으로 박 회장네 밭이다. 올가을엔 팥을 심었다. 팥 타작하는 엔진소리가 이른 아침부터 요란하다. 집 뒤 바닷가쪽엔 버갯속영감님댁 생강밭이다. 생강 따는 아낙네들 소리가 하루 종일 왁짜하다. 남정네는 생강부대를 생강굴에 가져다 나르기에 바쁘다. 아랫집에서는 언덕바지 아래 포크레인으로 성토작업 공사판이 벌어져 있다. 나는 비닐 하우스에 앉아 며칠 전에 꺾어두었던 토란대를 깠다. 오늘은 11월 초하루다. 다들 가을걷이에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