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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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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모과는 모과 오늘도 감을 한 바구니 땄다. 한꺼번에 많이 못 딴다. 나무에 달린 홍시를 기다리기엔 서두를 건 없지만 곧장 추워진다. 대봉감에 비해 모과가 고마운 건 자유낙하를 해준다는 점이다. 장대를 들고 애써 딸 필요가 없다. 해마다 때가 되면 모과나무 밑에 노랗게 잘 익은 모과가 떨어져 널부러져 있다. 개량종 모과는 토종에 비해 모양새가 다소 매끈하다. 아무래도 모과는 모과. 모과는 역시 우락부락한 그게 매력이다. 굵기도 하거니와 모과 향도 짙다. 올해, 모과가 많이 열었다.
토란 농사 보고서...15kg 15만원 토란 캐는데 쉬엄쉬엄 사흘 걸렸다. 세 바케쓰다. 무게를 달아보니 15키로. 굳이 값으로 따지면야 15만 원 소득이다. 그러나 별도 소득이 따로 있다. 그동안 수시로 잘라서 말려 둔 토란대다. 세상이 달라져 언제부터 인가 김장무 밭에서 무보다 무청 시래기를 알아주듯이 토란밭에서 토란대가 귀한 대접을 받는다. 부드러운 토란대를 알뜰히 거두어 올해 토란 농사 추수를 마무리했다.
햇토란탕이 생각나는 계절 토란밭을 볼 때마다 토란탕이 생각난다. 들깨 햇토란탕. 토란대는 그동안 두어차례 잘라서 말렸다. 가을이 이슥해져 토란 씨알이 굵어지길 기다렸다. 어제부터 토란을 캐기 시작했다. 넉넉 사흘 잡고 슬슬 캔다. 알토란이 탐스럽다. 씨알이 작은 건 내년에 씨토란으로 하면 된다.
팔봉산 단풍, 둘레길을 걸었다 앞뜰을 걷다보면 멀지도 않은 바로 저기, 팔봉 능선 팔봉산이 있다. 제3봉이 으뜸봉우리 주봉이다. 11월이 가기 전에, 단풍이 지기 전에, 오늘 마음 먹고 찾아갔다. 단풍이 절정이다. 둘레길을 걸었다.
마늘밭에 잡초 금방이라도 비닐을 박차고 틔어나올 것 같다. 우리집 마늘밭에는 비닐멀칭 안에 빼꼭빼꼭 온통 잡초 투성이다. 다른 집 마늘밭에는 잡초가 전혀 없다. 저 넓은 마늘 전체를 눈을 씻고 훑어봐도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다. 차이가 뭘까?
서울로 가는 배추, 무 배추, 무, 상치, 쪽파, 대파... 다섯 채소가 우체국 택배로 서울로 갔다. 보내달라는 청이 있으면 보낸다. 채마밭에서 뽑자마자 그대로 재활용 허름한 보루 박스에 주섬주섬 담는 마음이 가볍다. 채솟값이 올랐다곤 하지만 돈으로야 까짓 얼마 되나.
"향수", 이동원이 떠났다고?...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가을편지'는 찬 바람이 일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생각나는 노래다.
강태공과 낚싯꾼의 차이 앉았다가 떠나간 자리를 보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