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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4)고추밭 고추밭 (4회) 버갯속 영감은 오다가다 어수선한 공사판을 가끔 들렀다. 만나면 만날수록 영감이 할 이야기도 내가 들을 이야기도 많았다. 나를 놀라게 한 건 무엇보다 영감의 기억력이었다. “관행(관향)이 어디라구?” “예, 김영(金寧)입니더.” “허, 나는 김핼(金海)세그려.” “들었습..
귀촌일기- (3) 상량 상량 (3회) 도내에 새 집을 짓는 게 오랜 만이어서 동네 사람들은 관심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오다가다 현장을 비집고 들어와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경운기가 돌다 걸리겠시유. 집터가 너무 길가에 붙었시유.’ ‘뒤에 똘강부터 얼릉 해야겠슈. 즈거 집 물은 즈거가 ..
귀촌일기- (2) 공적비 공적비 (2회) 태안군(泰安郡) 태안읍(泰安邑) 도내리(島內里) 2구.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안도내라 부른다. 반도처럼 튀어 나온 끝자락이라 멀리서 보면 섬처럼 보인다. 우리 집 앞으로 내려다보이는 넓은 뜰은 사십 여 년 전까지 바다였다. 안도내는 말 그대로 바다 가운데 섬이나 다름이 ..
귀촌일기- 버갯속 영감 (1) 어느날 어느날 (1 회) 나는 그 노인을 버갯속 영감이라 부른다. 그 영감을 처음 만난 얼마 후 어느날이었다. “어이구, 허리야.” 영감은 허리를 비틀면서 무언가를 내 앞에 내려놓았다. 약쑥이었다. 하얀 쌀자루 부대에 노끈으로 묶은 모양새가 정갈했다. 주위는 쑥 냄새가 번져났다. “나, 오늘 ..
집에서 바라본 팔봉산
박이 익어가는 도내 박이 한창 익어가는구려... 누구실까. 버갯속 영감님과 어느 여름날. 당섬. 깨알같이 쏟아지는 별빛아래 물들고 싶은 호수 아닌 바다.
지난 겨울 이야기 한 해도 저물어
노을진 구도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