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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비 내리는 흥주사

 

 

 

내리는 비를 뚫고 읍내 칫과병원에 갔더니 앞서 기다리는 손님이 없었다. 누구나 궂은 날은 움직이기 싫어한다는 반증. 이런 날도 다있구나 반색하며 막바로 치료를 받긴 했는데 되레 시간이 붕떠 허전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보나 하며 돌아오는 길목에 발길을 흥주사로 돌렸다. 비내리는 날의 산사. 그야말로 적막강산이었다. 받쳐든 우산에 갸날프게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

 

 

 

 

 

만세루 돌계단을 올라 대웅전 앞에 이르렀더니 비구니 스님 한 분이 문을 열어 빠끔히 내다보며 ' 어떻게 오셨냐?'고 묻는다.

아무도 찾지않는 비 내리는 이런 날, 스님도 심심하셨던가? 아님 어느 한 남정네가 절간을 어슬렁거리는 게 수상했던가?

 

 

 

 

 

 

.... .... 반가운 건 요사채 앞뜰에서 발견한 방아잎. 충청도 절간에서 경상도 방아를 가져다 재배하고 있다니...  스님들도 공양간 향초로 방아잎을 자주 드시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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