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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감자밭이 달라졌다

 

 

 

 

유월이다.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온다. 봄장마라고도 하고 어떤이는 이러다 여름 장마와 겹치게 아닌가 하면서 푸념을 한다. 밭농사하는 농삿꾼은 가뭄보다 장마에 애를 먹는다.

 

요즘 한창 마늘을 캐야하는데 질척거려서 못캐고 고구마 심어야 하는데 고구마 순이 웃자라도 기계장비가 들어갈 수 없어 미뤄야 한다. 세상사 모두가 그렇듯 농사도 때가 있는 법.

 

 

 

 

 

우리집 감자밭도 잡초가 무성하다. 쉬엄쉬엄 뽑아주어도 금방 다시 돌아보면 저만치 또 자라나 있다. 잦은 비 때문이다. 오늘은 예초기까지 동원하여 대대적 잡초 소탕전(?)을 벌렸다. 밭둑 가장자리에  칡덩쿨과 한삼덩쿨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감자밭으로 쳐들어오고 있다. 초장에 제압을 하지 않으면 여름내내 애를 먹는다.

 

 

감자밭에 이런저런 잡초를 일일이 손으로 뽑아내다 보면 제물에 쉬 뽑혀 나오는 놈도 있고 억울해서 도저히 혼자 뽑힐 수 없다는 듯 애먼 감자 줄기를 기어이 물고 얽혀 동반해 나오는 놈들... 각양각색 별 놈들을 다 본다. 이럴 때 아직 덜 영근 감자가 선잠을 캐듯 영문도 모르고 주렁주렁 달려나오기도 한다. 인간사도 잡초 세계와 다를 바 없다.

 

 

 

 

 

 

아래 위 그림을 비교해보면 하룻새 감자밭의 달라진 모습. 보기에 일단 개운하다. 잠시 햇살이 났던 날씨가 다시 꾸물해진다. 금세 빗방울이 든다. 봄장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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