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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서재 가는 길






뒤란으로 돌아 서재 가는 길은

온갖 잡초로 뒤덮혀 있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긴 겨울을 나고,

봄도 지나, 여름이 다 가도록

발걸음이 없었다.


안채의 현관문을 나와

별채 서재까지는 기껏 30 보.


담장 시눗대가 뿌리를 뻗어와 

오죽과 함께 얼크러져 새끼가 돋고,

제멋대로 늘어진 소나무 가지가  

앞을 가로막았다.


하기사 발걸음이 한번 뜸하고

사람 손길이 그치면 어딘들

이러지 아니하랴. 

 

 





오늘 비로소 길을 열었다.


알면서도 엄두가 나지않았다.

한편으로 서재에서 딱히

할 일도 없었다.









문을 열어본 서재는 말이 서재이지

형색이 창고나 다름 없다.


어쨌거나 서재문이 열렸다.







가을이다.


어디 묵혔다 꺼내오는 지 가을이 되면  

귀가 닳도록 들어왔던 말.


'천고마비'

'등화가친'


그렇다.

뭔가를 하긴 해야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