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신자는 아니지만 절엔 자주 간다.
시골은 아무래도 절이 가깝다.
오다가다 들르는 태을암, 흥주사가 그렇다.
어쩌다 녹음 테이프 독경 소리는 있어도
스님의 낭낭한 염불은 갈수록 그다지 들리지 않는다.
들어본 지 오래되었다.
오늘 나는 염불을 했다.
노니 염불 한다는 말이 있듯, 따스한 햇살 창가에 앉아서
울타리강낭콩을 깠다.
아주까리도 깠다.
쉬엄쉬엄 하면 된다.
오늘 다 못하면 두고 두고 시간 나는대로
까면 된다.
서 말 구슬도 꿰야 보배.
따다둔 울타리강낭콩, 아주까리도
누군가가 콩깍지, 껍데기를 까야 비로소
추수가 완성되는 것이다.
나는 이걸
염불이라고 한다.
'歸村漫筆'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팔봉산 둘레길의 만추 (0) | 2017.11.19 |
---|---|
귀촌일기- 교통경찰과 제3회 흥주사 산사음악회 (0) | 2017.11.12 |
귀촌일기- 새벽 산봇길에 뽑은 무 (0) | 2017.11.08 |
귀촌일기- 블루베리, 내년을 기약하다 (0) | 2017.11.07 |
귀촌일기- 호박오가리, 호박고지 (0) | 2017.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