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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남자가 담그는 동치미










30년이 넘은 이 김치통은 우리집 동치미 전용이다.


귀촌 전 아파트 때부터라 옆구리가 터졌어도 

해가 갈수록 동치미 맛을 더해준다.


또 만나 

볼수록 정답다.








해마다 동치미는 내가 담근다.


바깥에서 씻어 다듬는 일이 대부분인데다 그다지 힘든 작업도 아니어서 

이까짓 쯤이야 해서 어느 한 해 달려들어

그동안 축적된 곁눈질 눈썰미로 처음 해본 게 이젠 

당연히 내가 하는 일로 굳어졌다.


남정네가 담근 동치미라 해서 맛이 더할 까닭도 없지마는 

그렇다 해서 덜할 리도 없다.


다들 맛있다고들 한다.


내가 직접 재배한 무.

쪽파.

울긋불긋 막고추.

마늘.


이웃에서 준 생강.

사과.


맛이 없을 턱이 없다.


그중에서도 

우리집에서 제일 큰 독에 들어있는 7 된 

백설같은 천일염이 동치미 맛을 좌우한다고 

나는 믿는다.














슥삭슥삭 얼렁뚝딱 하는 것 같아도 

밭에서 어제 무를 뽑아오는데서부터 

오늘 해질무렵까지 쉬엄쉬엄 

이틀 일이다.


















작은 새끼 독뚜껑을 눌러 덮어 

동치미 담그기 완료.









 서산마루 지는 해가 저리도 아름다우니 

올해 동치미도 맛있겠다.







마누라는 내일 총각김치, 파김치, 

모레는 남도 갓김치,

그 다음날은 본격 김장배추김치...


한가지 쯤 일을 확실히 덜어주는 것도 

가화만사성을 위한 덕목이라 생각하니 

내 마음이 무진 편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