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하는 일은 푯대가 나지않는다.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재미도 없다.
밭갈이같이 드러나지 않고 추수처럼 수확이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다.
허드렛일이다.
그러나 해야하는 일이다.
지주 뽑아내고 비닐 멀칭을 걷어내서 묶어두고
쌓아두었던 고춧대는 태운다.
주변을 정리해야 밭갈이를 할 수 있다.
저만치 있는 봄을 재촉해서 시작하는
농사의 출발은 늘 이렇다.
고춧대를 태우면 거름이 된다.
태울 때는 날씨를 잘 봐야 한다.
산불 때문이다.
흐린 날이 바람이 없다.
오늘과 같은 날이다.
빗방울이 오락가락 뜸을 들이더니
끝내 비가 내린다.
이래저래 오후는
읍내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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